
아무리 화려한 집이라도 불 꺼진 집은 적막해보입니다. 반대로 아무리 낡고 누추한 집이라도 등불을 환하게 켜둔 집은 따스한 온기가 느껴집니다. 한지로 입체감을 살린 정영주의 <달동네>는 어린 시절 내가 살았던 동네를 옮겨놓은 듯 익숙한 풍경입니다. 마을은 작고 남루하지만 초라하지는 않습니다. 따뜻함이 깃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내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 지치고 힘들 때 돌아가면 언제든 문 열고 반겨주는 고향집 같은 편안함을 얻게 하고 싶다”고 토로합니다.
고향집 같은 편안함은 동네 곳곳에서 빛나는 불빛에서 드러납니다. 등불은 새벽부터 일터에 나가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돌아오는 이의 어두운 밤길을 비춰줍니다. 그래서 등불은 어머니의 마음입니다. 나를 기다리는 등불이 꼭 없어도 괜찮습니다. 우리 마음에 환한 등불을 켜보면 어떨까요? 등불이 켜지면 그곳이 어디라도 고향집 같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조정육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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