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곳곳은 지금 정월 대보름맞이 행사로 시끌벅적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고 4년 만에 개최되는 행사이니 흥분될 법도 합니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설날보다 정월 대보름을 더 큰 명절로 여겨 많은 행사를 열었습니다. 오곡밥에 아홉 가지 나물반찬을 곁들였고 귀밝이술에 부럼을 먹었습니다. 낮에는 연날리기, 윷놀이, 풍물놀이로 흥을 돋웠고 마을사람들과 함께 고싸움과 지신밟기를 곁들였습니다. 정월 대보름맞이 행사는 밤에 절정을 이뤘는데 쥐불놀이와 달집태우기를 하며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둥근 대보름달이 산 위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선복이 그린 <만월> 같은 달입니다. 이선복은 화면의 절반가량을 보름달로 가득 채웠습니다. 작가가 달을 보면서 느꼈던 감동이 그만큼 컸다는 것이겠지요. 사람들은 어둠을 밝히는 달을 보며 저마다 가슴속에 품은 소원을 빌었습니다. 올 한 해에도 우리 모두의 가슴에 만월이 환하게 떠 있기를 기원합니다.
조정육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