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군 65주년을 맞은 올해 국군의 날 행사는 최근 10년 이래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건군 65주년이자 6·25전쟁 정전 60년, 한·미동맹 60년이 되는 해답게, 서울 도심에서 군 장병들이 시가 행진을 하고 최신예 순항미사일 ‘현무Ⅲ’ 와 같은 신무기가 공개될 정도로 국군의 날 행사가 성대하게 열렸다. 행사에는 1만1천여 명의 병력과 지상 장비 190여 대, 항공기 120여 대 등 최신예 장비가 등장했다고 한다. 여러 가지 볼거리 중에서도 공군의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이 보여준 화려한 에어 쇼는 특히 주목할 만했다. 그렇다면 그때 그 시절 국군의 날 행사는 어떠했을까?
공군본부의 광고 ‘국군의 날’ 편(동아일보 1960년 10월 1일)을 보자.
‘국군의 날 공중전시’라는 헤드라인 아래 10월 2일 14시부터 한강 유역에서 신정부 수립 및 국군의 날 축하 공중전시가 거행될 예정이라고 하며 네 가지 유의 사항을 알리고 있다. 첫째, 행사 당일에 교통 통제상황을 차량·전차·보행인으로 구분해 제시하고, 둘째, 한강 및 신동면 잠실리 근처에서 뱃놀이와 고기잡이를 금하고 주민은 대피하기를 권고했다. 셋째, 공중전시 중에 “폭발음이 있으니 놀라지 말라”고 당부하고, 넷째, “한강 백사장 내 폭격 목표물에의 접근과 행사 후 탄피 습득을 엄금”한다는 내용이다.
공중전시(空中展示)란 요즘 말로 에어 쇼(air show)가 아니겠는가.
그 시절에 벌써 에어 쇼를 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그 명칭은 달랐겠지만 공중 곡예를 보여준 조종사들의 의욕만큼은 지금의 ‘블랙이글’에 결코 뒤지지 않았을 터. 지금의 잠실 근처에서 뱃놀이나 고기잡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특별히 그 지역을 명시하며 대피하라고 하거나, 탄피 수집을 하지 말라고 한 대목에선 세월의 흐름이 느껴진다. 더욱이 노량진, 광주, 한강 북단, 서빙고 식으로 시간대별로 대피할 지역을 명시한 점에서 당시의 에어 쇼가 매우 치밀하게 기획되었음을 엿볼 수 있다.
국영 ‘KBS 텔레비전’이 1961년에 개국했으니, 당시의 에어 쇼는 TV중계로는 볼 수 없었고 육안으로만 구경할 수 있었다. 하늘을 쳐다보며 눈으로 볼 수밖에 없던 그때의 공중전시는 하늘에 걸린 전투기 전시회 같았으리라.
우리는 이번 국군의 날 행사에서 하늘을 가르는 공군의 에어 쇼, 고도의 조종 기술이 요구되는 고공 강화, 아슬아슬한 공중 탈출 시범을 구경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각 군은 첨단 병기의 위용을 대내외에 보여주었다.
우리 군이 지난 65년 동안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보여준 이번 행사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오늘날 우리 군의 위용은 지난 시절의 숱한 역경을 딛고 일어섰기에 가능했으리라. 우리 군의 무궁한 발전을 바란다.
김병희(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2013.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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