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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삼양축산 대관령목장.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다 횡계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대관령 쪽으로 7km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갑자기 전망이 탁 트이는 고원지대가 나타난다. 그곳에 자리 잡은 대관령목장은 해발 1,100m에 면적이 600만 평으로 광활해 보는 이의 마음까지 확 트이게 만든다.
주변까지 포함해 1,000여만 평의 초지가 조성된 대관령 일대는 한때 4,000여 마리의 젖소와 한우가 자라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 이곳의 소는 채 1,000마리도 되지 않는다. 1990년대 이후 우유 생산이 넘쳐나면서 젖소 사육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대신 이 자리에 들어선 것이 풍차다.
정부의 대체에너지 개발 지원책에 힘입어 강원도는 1999년 대관령을 풍력발전 거점지역으로 지정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대관령은 연평균 초속 6.7m의 남서풍이 일정하게 불어 최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풍력발전이 일상화된 덴마크도 연평균 풍속이 5.5m에 불과하다. 대관령의 풍력발전 경쟁력이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B]2006년 10월 이후 연간 230억 원의 수익 예상[/B]
강원도청 산업경제과 유성택 계장은 “풍력으로 인해 아직은 큰 수익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강원도와 정부의 에너지산업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 계장은 또 “발전 설비가 확충되는 2006년 10월 이후에는 수익이 연간 23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풍력발전 원리는 바람의 운동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1차 변환한 뒤 다시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일정 속도의 바람만 불면 어느 곳에서나 발전이 가능하다. 풍력발전기의 프로펠러는 초속 3m 이상의 바람만 불면 자동으로 돌아간다. 바람이 일으킨 힘(에너지)이 프로펠러와 연결된 발전기를 통해 전기로 바뀌는 것이다. 또 고감도 센서가 바람의 세기를 측정해 발전량을 늘리거나 줄인다. 풍력발전기는 초속 25m 이상의 강풍이 불면 자동으로 회전을 멈춘다. 과열로 인한 부속 파손이나 고장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기는 국내 유일의 전기 공급업체인 한국전력에 판매한다. 이후 한전 선로를 통해 각 공장과 가정에 공급되는 것이다. 강원도는 지난해 풍력발전단지에서 약 3,000mwh의 전기를 생산해 1억5,000여 만 원을 벌어들였다. 올해는 약 6,000mwh의 전력을 생산해 3억여 원의 전력 판매 수입을 예상한다.
[B]대체에너지 중 발전단가 가장 저렴[/B]
대관령풍력단지 조성 공사를 맡은 강원풍력발전주식회사 이건우 사장은 “풍력발전은 많은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풍력발전의 장점은 설치 기간이 짧은데다 유지·관리비가 거의 들지 않아 대체에너지 중 발전단가가 가장 저렴합니다. 전기가 자동으로 생산되고 전기 생산량 파악 등도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확인하도록 돼 있어 상주인력이 필요 없습니다. 그만큼 비용절감 효과가 크죠. 대관령 단지의 경우 상주 직원이 한 명도 없고, 강원도청 풍력 담당 직원 2명이 도청 사무실에서 모든 업무를 담당합니다. 발전기의 수명도 20년이 넘어 가장 효율적인 대체에너지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강원도는 풍력발전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기업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관령은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한 해발 900m 이상의 고산지대이자 바람이 많고, 풍향이 남서풍으로 비교적 일정해 풍력발전의 최적지다. 여기에 입지조건이 목장용 초지, 고랭지채소단지, 군사용 작전도로 등이어서 추가적인 환경 훼손이 없고 별도로 도로 등을 낼 필요가 없어 건설비 절감 효과도 볼 수 있다. 게다가 경제성이 높아 투자비의 회수 기간도 짧다는 것이 투자기업들에게는 큰 매력이다.
여기에 강원도가 직접 풍력발전 가능지역을 조사해 풍력자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기업들에 제공하고 있다. 풍력발전단지 건설에 필요한 부지 확보 협조와 특별대책반도 구성해 각종 인허가 등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유성택 계장은 “앞으로도 기업들이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강원도는 2002년 4월 국비 45억 원을 지원받아 총 60억 원의 예산으로 덴마크에서 660㎾짜리 중형 풍력발전기 4대를 도입했다. 그 중 3대를 가동해 2003년 11월 상업발전을 시작했고, 나머지 한 대는 지난해 8월 설치를 완료했다. 발전기 설치작업 중 태풍 ‘매미’로 인해 손상을 입어 덴마크에서 수리하는 바람에 늦게 설치된 것이다.
강원도는 풍력발전의 효율성이 증명됐다고 보고 대관령목장 운영업체인 삼양축산과 인근 한일축산 초지에 민자 1,500억 원을 유치해 2MW급 풍력발전기 49대를 내년 10월까지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강원도는 2001년 7월 국내 기업인 ㈜유니슨, 독일 LI사와 발전기 매입에 필요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사전 환경성 검토, 공사계획 인가, 군부대 작전성 검토 등의 절차도 이미 끝냈다.
강원도의 계획대로 발전기가 추가 설치되면 2006년 10월부터 는 연간 약 25만mwh의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이 같은 전력 생산량은 팔당댐의 50만4,842mwh의 절반에 해당한다. 국내 풍력발전이 초보 수준임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양이다. 참고로 국내 수력발전소 중 최대 전력을 생산하는 충주댐은 연간 110만mwh, 국내 최대 규모의 다목적댐인 소양댐은 연간 70만mwh를 생산한다.
유성택 계장은 “대관령 일대에 강원도의 계획대로 대규모 풍력단지를 조성하면 국내 전체 전력 수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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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는 또 2003년 12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사로부터 1억 달러를 유치해 태백시 매봉산 일대에 2MW급 풍력발전기 40대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국내 최대 축산단지였던 대관령 일대가 풍력발전의 메카로 변신하는 것이다. 국내에 풍력발전기가 설치돼 상업발전을 하는 곳은 대관령과 북제주군 두 곳, 전북 새만금, 경북 포항 등을 포함해 모두 다섯 곳이다. 이들은 모두 해안에 설치돼 있으며 산악지역에 있는 것은 대관령이 유일하다.
세계 각국도 풍력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세계 최대 풍력발전국인 독일의 풍력발전기 1대당 발전 용량은 1만4,609MW에 달했다. 여기에서 연간 3,199만mwh의 전력을 생산한다. 2위인 미국의 발전 용량이 6,374MW(전력 생산량 1,389만MWh), 스페인 6,202MW(1,358만MWh), 덴마크 3,110MW(681만MWh), 인도가 2,110MW(462만MWh)로 뒤를 잇고 있다.
이에 비하면 국내 풍력발전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현재 1대 당 발전 용량은 16MW에 불과하며, 이곳에서 생산하는 전력량은 연간 3만4,136MWh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대관령 풍력발전단지가 확충되는 2006년 10월 이후에는 발전 용량이 114MW로 늘어난다.
각국의 풍력발전 속도는 매우 빨라 유럽의 경우 최근 5년 동안 평균 35%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전기 수요가 급증하는 중국이 풍력 개발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발전용량이 567MW(전력 생산량 124만여MWh)였던 중국은 남부 푸젠(福建)성과 장쑤(江蘇)성, 상하이(上海)에 잇따라 대형 풍력발전소를 건립하고 있다.
[B]내년까지 풍력발전기 49대 추가 설치[/B]
강원도는 풍력발전단지가 새로운 볼거리로 떠오르면서 대관령목장과 맞물려 관광객 유치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삼양축산 측은 풍력발전단지 조성이 시작된 2003년부터 목장으로 사용하지 않는 초지 100만 평을 주민들에게 임대해 관광목장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2002년 8월 삼양축산에서 초지를 임차한 ㈜해피그린은 풍력관광과 펜션·양떼목장·야생화단지 등 볼거리와 숙박시설을 설치하고 관광 코스를 개발해 관광목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이곳을 다녀간 관광객은 20만 명을 웃돈다. 올해는 30만~35만 명이 대관령 풍력발전단지를 찾을 전망이다.
강원도청 홍종열 계장은 “풍력발전사업은 석유자원이 전혀 없는 국내의 대체에너지를 생산하면서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는, 강원도에 딱 맞는 새로운 산업 모델”이라며 “에너지를 통해 산업과 관광을 함께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말했다.
강원도는 풍력발전단지 개발뿐 아니라 풍력발전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풍력을 실증하고 성능검사가 가능하도록 연구단지를 운영할 예정이다.
유성택 계장은 “풍력단지 조성은 곧 풍력 산업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풍력발전 연구개발(R&D), 풍력설비 공장, 단지 조성과 운영 등이 유기적으로 공존한다면 풍력에 사용되는 부품 등 모든 장비를 국산화해 신생 에너지사업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는 풍력발전의 국제화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풍력자원 조사와 윈드맵(Wind Map)을 작성해 민자·외자유치 기반 구축에 힘쓰고 있다. 또한 실증연구단지 내에 인증센터를 설립하고 WINDTEST·DEWI·RISO 등 세계 유명 인증기관 지부를 유치해 국제적 인증기관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풍력을 중심으로 ▷북부권 고산지역 풍력발전단지화 ▷중부권 대단위 풍력발전단지 및 수소정거장 실증화단지 ▷서부권 신(新) 재생에너지 복합단지화 ▷남부권 폐광지역 중심 지열산업 육성, 소수력민자유치사업(BTL)·바이오매스밸리 ▷동해안권 태양광발전전문단지 조성, 저풍속 풍력특성화단지 등 ‘5대 권역별 특화 신재생에너지밸리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B]“신재생에너지 단지 조성으로 산업·관광 함께 키울 것”[/B]
[SET_IMAGE]4,original,right[/SET_IMAGE]이에 따라 강원도는 ‘신재생에너지 개발혁신기본계획’을 세우고 2015년까지 총 6,573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강원도의 총 에너지 소비량의 2.86%를 차지하는 신재생에너지를 2015년까지 10.19%까지 확대보급한다는 것이 1차 목표다. 이는 정부의 계획 8.4%보다 크게 앞서 나가는 수치다.
또한 강원도는 신재생에너지를 확대보급함으로써 앞으로 강원도의 지역별 특성에 맞는 특화에너지 밸리 조성과 신재생에너지 의무사용 제도화를 위한 시스템 마련 등을 통해 에너지산업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강원도는 신재생에너지사업의 사업비 확보 대책도 마련해 놓았다. 현재 정부 지원 예산 1,054억 원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이외에 민자와 외자 유치를 통해 4,906억 원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 중 3,850억 원은 이미 확보하거나 약정된 상태이고, 그 외에도 많은 투자자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재원 조달 전망은 밝은 편이다. 일부 모자라는 사업비는 지방비로 충당할 수 있어 강원도 차원에서 구상하는 사업 추진 데 재원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강원도 측 설명이다.
강원도는 신재생에너지단지를 조성할 경우 에너지 확보뿐 아니라 주변의 관광자원과 연계해 관광 효과도 매우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풍력발전단지와 주변의 관광명소를 연계해 에너지 체험 등 테마가 있는 관광지로 개발한다는 것이 강원도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를 에너지전시관으로 개조해 개관할 예정이며, 풍력발전단지를 견학할 수 있는 탐방로도 만들 계획이다.
풍력발전은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경제적이고 신뢰성이 확보된 에너지다. 또한 작은 공간에 설치할 수 있어 세계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에너지 자원이기도 하다. 산간오지·바다 등 사용되지 않는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교토(京都)의정서 발효 등 유엔기후변화협약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좋은 자원이다. 여기에 부수적으로 관광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강원도로서는 1석3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RIGHT]백창훈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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