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기억은 어떤 맛일까?
혀끝으로 만나는 과학적 상상
만약 나의 소중한 기억을 먹을 수 있다면 어떤 맛일까. 이 질문에서 출발한 특별전 ‘기억을 먹을 수 있다면?(What If We Could Eat Memories?)’이 열리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과 서울대학교 디자인과가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는 과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음식과 기억의 관계를 탐구한다.
최근 ‘맛집 탐방’은 단순히 맛을 즐기는 행위를 넘어 공간의 분위기를 경험하고 찰나의 기억을 소장하는 문화적 놀이로 자리 잡았다. 전시는 이러한 변화에 주목해 음식을 경험과 추억의 매개체로 바라보는 식문화의 흐름을 과학적 상상력으로 풀어냈다. 전시 공간은 가상의 식품 전시장을 거닐며 질문을 던지는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맛(향)과 기억’에서는 미각과 후각이 뇌의 기억을 깨우는 원리를 통해 ‘프루스트 효과’를 체험할 수 있다. ‘상상의 실험실’에서는 인공지능(AI) 연산방식으로 관람객의 기억을 분석해 16가지 유형으로 도출하는 ‘기억식품 자기보고식 성격 유형검사(MBTI)’를 제공한다. ‘상상을 현실로’에서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의 ‘전자 혀’ 기술과 3차원 음식 인쇄기, 음식 새활용(푸드 업사이클링) 등 첨단기술로 변화할 미래 식문화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마지막 ‘기억의 만찬’에서는 데이터가 예술적 오브제로 완성되는 융합 전시를 선보인다.
전시의 백미는 ‘나의 기억식품’ 체험이다. 전문 해설과 함께 AI 분석으로 도출된 자신의 기억 유형에 맞는 후식을 직접 시식하며 과학적 데이터가 혀끝에서 녹아드는 순간을 만날 수 있다.
기간 ~3월 2일 장소 국립중앙과학관 창의나래관 1층

불안에 빠진 당신에게
건네는 명상 가이드
‘은둔의 즐거움’, ‘관계의 안목’ 등 스테디셀러를 통해 상처받은 이들의 내면 치유를 제안해 온 신기율 작가가 이번에는 번아웃과 불안의 늪에 빠진 사람들에게 명상을 건넨다. 그에게 명상은 심리적 방패이자 삶을 다시 일으키는 내면의 무기다.
최근 명상은 고승들의 수행을 넘어 MZ세대의 트렌드로까지 확장됐지만 여전히 모호하고 글로 설명하기 어려운 체험으로 여겨진다. 작가는 이러한 거리감을 정면으로 돌파했다. 신간 ‘나를 알아차리는 법, 내려놓는 법, 다시 일어서는 법’(어웨이크)에서 명상을 뜬구름 잡는 수행이 아니라 오늘 밤의 숙면과 내일 아침의 출근길을 바꾸는 실전적 ‘일상 계발’의 도구로 재정의했다.
이 책은 선학의 깊은 통찰과 뇌과학적 원리를 결합해 ‘흩어진 의식을 모으고, 긴장을 풀며, 본질을 꿰뚫어, 마침내 다시 일어서는 과정까지’를 4부로 구성했다. 독자는 명상이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구체적으로 목도하고 고요하면서도 강인한 내면의 안전지대를 구축할 방법을 익힌다. 단순히 마음을 비우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신 작가의 가이드는 직관과 통찰의 힘을 길러 복잡한 관계와 피로 속에서도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잠 못 이루는 밤, 타인의 시선에 지쳐 숨을 곳이 필요한 이들에게 내면의 빛을 밝혀 다시 시작할 원동력을 제공하는 안내서다.
Dancing, Dreaming, Enlightening
40여 년 동안 패션과 미술,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패션아트’라는 영역을 구축해 온 금기숙 작가의 창작 여정을 따라간다. 와이어와 구슬, 노방(견직물) 등 비전통적 재료로 만든 작품들은 의상부터 대형 공간 설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의 상생과 깨달음의 주제를 펼쳐 보인다.
기간 ~3월 15일
장소 서울공예박물관
오류를 거니는 산책자
완벽을 추구하는 디지털 시대에서 ‘오류’를 결함이 아닌, 세계를 다시 인식하는 틈으로 바라본다. 기술이 앞서가는 시대에 잠시 멈춰 서서 기술이 낳는 사회적 문제를 짚고 오류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기간 ~3월 29일
장소 서울대학교미술관

색의 결, 획의 숨
남도 수묵의 정신을 바탕으로 전통 한국화의 미학을 오늘의 시각에서 재해석한 지역작가 초대전이다. 이번에는 한국화가 김선두가 40여 년간 구축해 온 예술 세계를 조명한다. 삶의 체험에서 길어 올린 깨달음을 조형 언어로 풀어내며 한국화가 지닌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간 ~3월 22일
장소 전남도립미술관
프린세스 캐치! 티니핑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을 바탕으로 한 쇼 뮤지컬로 ‘프린세스핑’과 ‘프린스핑’ 등 새 캐릭터가 대거 등장했다. 3D홀로그램과 의상 체인지, 공중 연출 등 전작에서 선보였던 요소를 확장해 쇼와 뮤지컬의 경계를 허물며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기간 ~3월 2일
장소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안나 카레니나
19세기 후반 러시아 귀족 사회를 배경으로 사랑과 결혼, 가족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 톨스토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인류 보편의 고민을 무대 위로 옮기며 클래식과 록, 크로스오버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러시아의 겨울을 담아낸 무대 연출로 장관을 이룬다.
기간 ~3월 29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햄넷
삶의 상실을 예술로 승화해 ‘햄릿’을 탄생시킨 셰익스피어와 아내 아녜스의 이야기다. 제83회 골든글로브 작품상·여우주연상 수상에 이어 제9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8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개봉일 2월 25일
나의 죽음을 애도하기
같은 죽음, 같은 가족. 그러나 애도의 방식은 같지 않다. 갑작스럽게 엄마를 잃은 남매는 장례식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슬픔의 시간을 지난다. 슬픔을 드러내는 방식도 기억 속 엄마의 모습도 다른 두 사람,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하는 남매의 시간을 따라간다.
기간 2월 24일~3월 22일
장소 대학로 티오엠
리타 길들이기
영국 극작가 윌리 러셀의 대표작으로, 삶을 바꾸고 싶어 공부를 시작한 주부 미용사 ‘리타’와 염세적인 대학교수 ‘프랭크’의 만남을 통해 배움과 변화, 인간의 성장을 유쾌하면서도 진중하게 그려냈다.
기간 ~4월 26일
장소 대학로 아트하우스
이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