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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지역에서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을 만났다. 그가 하는 말, “인구는 겨우 3만 명 수준인데 군의회 건물은 정부종합청사 수준인 지자체가 있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는 연이어 비분강개한다.
“현재 복원되고 있는 청계천은 물론이거니와 왜 모든 하천변을 직각으로 삭막하게 콘크리트 쳐야 합니까?”
그분의 말을 듣고 보니 우리네 관청이 대부분 빌딩화되어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대한민국 도회지 사람들의 주요 주거지인 아파트 또한 빌딩 형태다. 건물·길·하천들이 모두 직선과 직각이다. 인구가 적은 지자체의 관청 건물이라면 빨간 벽돌건물에 빨간 기와를 얹은 단층건물로도 충분할 텐데. 게다가 마당에 잔디라도 깐다면…. 생각만 해도 행복하지 않은가? 관청 건물 하나로도 사람들은 평화로운 행복감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이 나라 사람들은 지금껏 크고 웅장한 건물을 짓는 것이 도시화고, 도시화만이 세련된 것이라는 인식을 자신도 모르게 형성해 왔는지도 모른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 삶의 조건들이 갈수록 황폐해지고 일상적으로 폭력이 난무하는 것이 어쩌면 ‘일상에서의 미의식 결여’라는 원인이 한몫하는 것 아닌가 여겨진다. ‘삶의 질’을 높인다는 것이 사실은, 인간이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만족스러운 삶을 이루는 것일 텐데 이 시대 대한민국 사람들의 형편은 어떠한가?
얼마 전 한국의 고등학교 학생들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국가 중 문제 해결력이 가장 좋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 해결력 1위의 이면에는 한국의 고등학생들이 가장 불행을 느끼며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코 행복하지 않은 속에서의 1등, 참으로 비극적이지 않은가? 공부하는 시간, 그러니까 다른 공부가 아니라 시험 성적 잘 나오게 하는 공부 시간이 가장 긴 나라 중 하나가 대한민국이라는 통계 결과 앞에서 나의 머릿속은 문득 개발도상국 가운데 노동시간 최장의 나라라는 결코 유쾌하지 않은 기억이 겹쳐진다.
이 나라 사람들은 싸우면서 건설하고, 건설하며 싸웠던 사람들이다. 안 되면 되게 하고, 하면 된다는 신화를 믿고 실제로 이루기도 했던 사람들이다. 그렇게 건설하고, 안 되면 되게 한 결과 양적으로 늘어난 재화를 자랑스러워 하는 동안 삶의 질, 다시 말해 정신적 행복감의 지수는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양만 많으면, 크기만 크면, 도시적이면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여기는 인식. 인구 3만 명에 정부종합청사 규모의 군의회 건물이 단적으로 그런 인식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지 않는가?
언젠가 시골에 살 때 내 집이 흙마당으로 남아 있는 것을 동네 사람들은 답답해 했다. 시멘트 몇 포대면 보기에도 깨끗한 ‘세멘마당’이 될 텐데, 그 돈 아꼈다 뭐 할 거냐는 말이었다. 그 말 속에서 나는 또 일상의 미의식이 완연히 바뀐 것을 확인해야 했다. 시골 사람들에게도 흙마당은 그리 아름다운 것이 못 된다는 인식이 ‘뿌리박혔다’는 사실. 그것이 한 10년 전이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흐르는 동안 이 나라 농촌의 풍경이 어찌 변했는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다. 우리가 좀더 행복해지려면, 돈만 필요한가? 미의식의 전환 또한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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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