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동통신인 LTE는 완전한 데이터 통신으로 음성통화까지 디지털 데이터로 처리한다. 언제 어디서나 무선랜보다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쓸 수 있으므로 훨씬 또렷해진 음성통화, 끊김 없는 데이터 통신도 가능하다.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전 국민이 24시간 온라인에 연결되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카카오톡 등 모바일 서비스 업체들은 이런 환경에 발 빠르게 적응하여 무료 문자뿐만 아니라 무료 음성통화까지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자신들의 수익 감소를 우려해 이런 서비스를 막고 있다. 그러나 달라진 환경에 역행하는 시간이 계속된다면 통신사의 미래조차 불투명해질 수 있다.
완전한 데이터 통신 시대에는 음성통화와 데이터 통신을 구별할 수 없다. LTE시대에 음성통화 요금을 따로 받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이미 해외에선 통신사들이 자발적으로 음성통화요금제를 폐지하고 데이터 전용 요금제를 도입하고 있다. 더 많은 업체들이 데이터 통신을 활성화시키도록 유도하는 것이 통신사가 나아갈 방향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온라인 조회수 9억 돌파는 전 세계 뮤직비디오 중에서 가장 빠른 기간에 가장 많은 조회 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여전히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어 당분간은 이 기록을 깰 콘텐츠가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을 통해 한류가 외국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었지만 싸이 이후 한류의 전개는 이전과는 확실히 다를 것으로 예측된다.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에 대히트를 하면서 인터넷의 위력이 새삼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강남스타일의 성공에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유튜브는 각종 동영상을 전 세계에 무료로 전송할 뿐만 아니라 조회수가 늘어날 경우 저작권자에게 수익도 분배해준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다르다.
만약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한국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에 올렸다면 이런 성공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폐쇄적인 한국 사이트에 외국 사용자가 오지도 않을뿐더러 오더라도 이들이 국내 사이트의 동영상을 볼 때마다 인터넷 업체가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2012년은 그 어느 때보다 인터넷 포털의 공정성 논란이 자주 발생했다. 검색어 조작 의혹뿐만 아니라 뉴스 캐스트의 선정적인 기사로 인해 정작 국민이 알아야 하는 기사는 배제된다는 비판도 많았다. 이런 비판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은 역시 70퍼센트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네이버였다.
불공정성 문제가 사이트의 신뢰성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자 네이버는 최근 들어 다양한 방법으로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언론사 첫 페이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가판대 형식으로 뉴스 캐스트를 개편하여 낚시 기사를 줄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네이버 트렌드 페이지도 열었다. 트렌드 페이지는 검색 통계를 보여주는 서비스로 이를 잘 활용하면 시기별로 달라지는 사람들의 생각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검색 공정성과 조작 논란이 발생했을 때 이 서비스로 사실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원 데이터를 손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장치를 마련할 필요는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진화가 눈부시다. 카카오톡은 7천만 사용자를 넘어섰고 네이버 라인도 외국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8천만명을 돌파했다.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에 불과했던 카카오톡은 다양한 업체를 끌어들여 모바일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카카오톡을 통해 친구들과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는데 누군지 모르는 상대보다는 아는 사람들과 성적을 겨루는 것이 더욱 더 큰 재미를 주기 때문인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소셜 게임업체 징가가 플랫폼을 제공한 페이스북의 성공을 이끌었던 것처럼 단순한 게임인 ‘애니팡’이 카카오톡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애니팡’의 성공에 자극받아 다양한 소셜 게임이 도입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카카오톡의 사용자가 더욱 늘어나면서 게임뿐만 아니라 콘텐츠 판매기능 등 또 다른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이 예고되고 있다.
만약 소셜앱을 통한 유료 콘텐츠 판매 시도가 성공한다면 카카오톡은 모바일 메신저를 넘어서 페이스북을 능가하는 거대한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 어쩌면 무료 음성통화를 막고 있는 통신사들이 모바일 시대의 주도권을 쥔 카카오톡에게 인수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국내외로 많은 일이 있었던 2012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남은 시간을 잘 마무리함으로써 희망찬 새해를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김인성 (IT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