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에서 매년 발표하고 있는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의 행복지수는 34개 회원국 중 24위였다.
UN의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도 한국의 행복지수는 156개국 중 56위에 머물렀다. 자살률은 또 어떤가? OECD 국가 중 8년째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자랑하는 사회가 바로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언젠가부터 한국 사회 앞에 ‘피로사회’ ‘경쟁사회’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 붙는다. 대학입시·취업·승진 등 계속되는 경쟁 속에 사람들은 좀처럼 삶을 돌아볼 여유를 찾지 못한다. 속 터놓고 마음을 나눌 멘토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하워드의 선물>은 수많은 선택의 순간과 경쟁 속에서 갈팡질팡하고 좌절하는 우리에게 삶의 혜안을 건네준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전설적인 존재이자 ‘기업가 정신의 아버지’로 불리는 하워드 스티븐슨 교수와 그의 제자인 에릭 시노웨이가 수년 동안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이 책은 우리에게 인생의 좌표를 제시한다. 스티븐슨 교수가 입원한 병실과 서재·캠퍼스·노천카페 등에서 산책을 하며, 때로는 나란히 앉아서 이뤄진 이들의 대화는 스승과 제자의 문답이자 친구 간의 편안한 담소처럼 다가온다.
스티븐슨 교수는 ‘기업가 정신’을 학문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개척자이자 박애정신을 지닌 최고의 조언자다. 학생들에게는 우상과 같은 스승이었고, 기업의 리더들에게는 큰 산과 같은 존재였다.
무엇보다 그는 삶에 대한 애정 어린 시각을 지닌 너그러운 멘토였다. 많은 이들이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에 그를 찾아가 위로를 받고는 했다.
“어떻게 후회 없는 삶을 살 것인가?”라는 첫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총 12장으로 구성돼 있다. 매 장마다 스티븐슨 교수는 냉철한 지성과 새로운 시각으로 틀에 박힌 우리의 짧은 사고를 뒤흔든다.
그는 사회가 정해둔 ‘성공과 행복한 삶’에 대한 기준을 벗어나 이를 자신만의 용어로 재정립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이와 더불어 인생은 흘러가는 게 아니라 채우고, 또 비우는 과정의 연속임을 강조한다. 무엇을 채우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무엇을 비우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게 우리네 인생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 과정을 통해 우리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인생이란 한 번도 안 가본 길을 가는 것과 같아. 그럼 어떻게 해야 원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을까? 다행히 세상은 구석구석에 전환점이라는 의미 있는 지표들을 숨겨놨어. 다만 사람들이 그걸 못보고 지나쳐서 문제지.”
책은 ‘후회 없는 삶’에 대한 해답을 선물하고 있다. 책을 닫으며 독자들은 무너진 희망을 단번에 일으키지는 못할지라도 최소한 ‘희망’으로 삶의 방향을 바꾸는 터닝포인트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삶의 물결을 일으켜라.” 책의 마지막 구절이 긴 여운을 남긴다. 누군가 만들어준 삶의 공식이 아닌 인생의 물결을 스스로 창조해낼 때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다는 당부가 아닐까? 만족감 없는 삶을 살고 있는 당신에게 책은 큰 선물이 될 것이다.
글·백승아 기자
새로 나온 책
마키디어의 소셜마케팅 정석
이상배 지음
이지스퍼블리싱·15,000원
영세한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도 광고비 0원으로 수천 만원의 키워드광고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담고 있는 책이다. 소셜 시대에 맞는 블로그 활용법부터 트위터와 페이스북, 블로그를 링크해 콘텐츠를 확산시키는 방법, 페이스북 등 소셜 채널을 융합해 사람들의 공감을 모으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초보자들이 3개월 동안 실천해야 할 액션 플랜을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공개하고 공유하라
제프 자비스 지음
청림출판·16,000원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고 기업과 정부의 기밀이 누설되는 등 부작용이 생겨났다. 일명 ‘신상 털기’를 당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줄을 잇고, 기업에 제공된 개인정보가 거래의 수단으로 악용되기 일쑤다. 이 책은 SNS 플랫폼 등 기술의 발전으로 개인 및 공공 정보가 공개되고 있는 현대 사회를 집중 조명한다. 나아가 공유 시대의 전망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정경조·정수현 지음
삼인·12,000원
한국인들은 왜 기쁠 때도 ‘죽겠다’고 하고 슬플 때도 ‘죽겠다’고 하는 걸까? 이 책은 외국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한국어를 통해 외국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 문화의 단면을 살펴본다. 서양 문화와 한국 문화를 비교하는 방식을 취하되 한국어 문화를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