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내믹한 코스예요. 정말로 좋습니다.”
지난 4월 21일 아침 금강을 따라 난 자전거도로의 세종시와 공주시 경계 지점을 강신봉씨 일행 셋은 날듯이 가볍게 지나고 있었다. 대전에 사는 강씨는 “수차례 금강 코스를 타봤다”며 자전거길 자체도 좋고 주변 풍광 등도 빼어나다고 칭찬했다. 이날 회사 동료 두 사람과 함께 라이딩에 나선 그는 국립공주박물관 근처까지 갔다가 되돌아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씨 일행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사이에도 쉬지 않고 라이더들이 곁을 스쳐갔다. 공주의 한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신유진·강하림양도 그들 가운데 한 무리였다. 신양 등은 강씨 일행과는 반대로 공주를 출발해 세종시로 향하고 있었다. 신양은 “금강 자전거길은 얼마 전에 처음 달렸는데 이번에는 다른 친구와 왔다”고 말했다. 강씨 일행이 라이더 복장을 갖추고 로드바이크를 타고 있는 데 반해 신양과 강양은 공주시에서 무료로 대여하는 이른바 ‘생활 자전거’를 끌고 나와 라이딩을 만끽하고 있었다.
세종시가 중부권 라이더들의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세종시 주민들은 물론 대전과 공주 등 인근 지역에서 세종시를 경유하거나 목표로 해 페달을 밟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봄 들어 날씨가 화창한 날이면 세종과 대전을 잇는 1번 국도의 자전거전용도로는 급수관처럼 라이더들을 세종시로 쏟아내기도 한다. 삼삼오오 무리를 이루거나, 아니면 홀로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세종시를 찾는 것이다.
세종은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모든 부류의 라이더들을 수용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을 두루 갖춘 곳이다. 이른바 자전거 코스의 ‘삼종 세트’를 완벽하게 구비했다. 대청댐에서 금강 하굿둑에 이르는 장거리 금강 코스, 세종과 대전을 잇는 중거리의 도시형 코스, 세종 호수공원 주변의 가족형 코스가 바로 그것이다.
금강 자전거길 대전과 청주, 충북 옥천 등의 경계 지역인 대청호에서부터 전북 군산과 충남 서천이 마주하는 금강 하구까지 금강을 따라 난 총 100여 킬로미터의 자전거 코스다.
스카이라인이 국내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세종시의 첫마을아파트 단지와 공주의 명소 공산성 등이 모두 이 구간 주변에 있다. 이 구간 거리는 편도로 대략 20킬로미터가 조금 못 된다. 자전거 타기에 흠뻑 빠진 동호인이라면 부여 혹은 금강 하굿둑까지 내달릴 수도 있다.
세종시와 공주시의 경계 지점, 즉 금강을 가로지르는 청벽대교 인근에서 충남 청양 칠갑산 쪽으로 펼쳐진 풍광은 산과 강이 어우러진 모습 중에서 국내 으뜸으로 쳐줄 만큼 뛰어나다.
태양광발전 자전거길 세종시의 첫마을 인근과 대전 유성구 노은지구를 잇는 자전거길은 국내 도시 자전거길 가운데 최첨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왕복 8차선의 널찍한 도로 중앙부에 자전거길이 나 있는 게 독특하다. 자전거길 자체의 폭은 약 4미터로 왕복 2차로다. 양쪽의 차도와는 굵직한 강철 펜스 등으로 확실히 격리돼 있어 옆에서 자동차가 빠르게 달려도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이 자전거길에는 태양전지판이 지붕처럼 배열돼 있어 햇빛이 강할 때는 그늘을 만들어주는 효과도 있다. 전체 길이는 10킬로미터가 조금 못 된다. 이곳의 태양전지판 발전량은 최대 600가구 정도가 쓸 수 있을 정도로 만만치 않다.
호수공원 자전거길 인공적으로 조성된 도시의 호수 가운데 아름답기로 국내 최고라는 평판을 얻고 있는 호수공원의 주변을 따라 라이딩을 할 수 있다. 금강 옆의 저지대에 조성된 호수공원은 지척에 강을 끼고 있는 데다 사방으로 산과 평지가 조화롭게 펼쳐져 있어 편안한 느낌을 준다. 남서쪽으로는 제법 웅장한 계룡산도 한눈에 들어온다. 호수공원 자전거길은 호수 주변을 따라 난 것으로 대략 4킬로미터 안팎이다.
북서쪽으로는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정부청사와 인접해 있고, 남동쪽으로는 제법 넓은 들판이 시원스레 자리하고 있다. 또 호수와 맞붙어 있는 국립세종도서관이 상반기 내에 문을 열 예정이어서 라이딩도 하고 중간중간 도서관에서 책도 읽는 등 온 가족이 풍요로운 하루를 보내기에 더없이 좋다.
글·김창엽(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