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뛰어난 발명품은 인류의 새로운 장을 열기도 한다. 1차 산업혁명 때는 다축 방적기나 증기기관 같은 발명품 덕분에 인간은 근육 대신 기계의 동력을 이용하면서 육체노동에서 어느 정도 해방될 수 있었다. 2차 산업혁명 때는 휴대전화, 인터넷 등의 발명으로 누구나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게 됐다.
이제 3차 산업혁명 시대가 왔다. ‘프리코노믹스(공짜경제학)’ 이론의 창시자인 저자 크리스 앤더슨은 메이커운동(maker movement·다양한 분야의 제조업 활동)이 앞으로 경제를 바꿔놓을 새로운 3차 산업혁명의 전조가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제조업의 디지털화로 개인
도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메이커운동으로 개인이 제품을 생산, 유통하는 게 가능해지면 1인 기업이 대기업을 위협하는 사례들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2008년 설립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 회사 로컬모터스를 제시했다.
로컬모터스는 자사가 처음 생산해낼 차 랠리파이터의 디자인을 결정하기 위한 공개 콘테스트를 열었다. 전체적인 차체 디자인 부문의 우승자는 디자인 아트센터 칼리지에서 공부하던 한국인 학생이었다. 로컬모터스는 전체적인 디자인을 결정한 뒤에도 10여 가지의 서브 조립 디자인을 결정하기 위한 콘테스트를 열었다.
이를 통해 참여자들은 기존의 대량생산 자동차에서 볼 수 없는 고유한 디자인을 생각해냈다.
이렇듯 이 책은 제조업의 디지털화가 신생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누구나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제품을 출시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완전히 분산된 디지털 시장이 제조업을 크게 바꿀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지난 10년이 인터넷 웹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혁신모델이 정립된 시기였다면 향후 10년은 이 사회적 혁신을 통한 결과물들이 현실에 어떻게 적용될지를 정립할 시기라고 말한다. 이 책은 3D 프린터를 비롯해 사물 인터넷, 레이저 커터 등 최근 주목받고 있는 다양한 신기술도 소개한다.
이러한 신기술은 일반인에게 낯설 수도 있지만 이미 일상에서 상용화되고 있는 것들도 많다.
3D 프린팅 기술을 사용한 치아 교정 장치가 한 예다. 치과의사가 교정하려는 환자의 치아를 스캔하면 바람직한 치아 위치를 소프트웨어가 수학적으로 계산한다. 이렇게 계산한 치아 위치를 반영해 치아 교정용 마우스피스를 3D 프린터로 제작한다. 이렇듯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집을 지을 수 있고 인공장기도 만들 수 있다고 책은 말한다. 실제로 미국 코넬대 연구팀은 최근 이 기술로 인체이식용 인공 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밖에도 책의 부록에는 실제 3D 기술로 간단한 제품을 직접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과 추천할 만한 제품, 장비 등을 알려준다.
글·박기태 기자
새로 나온 책
사랑은 위함이다
박승주 지음
운주사·1만3천원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현대인들의 마음에 분노와 증오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적절한 힐링과 치유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 책은 이들에게 고운 마음을 만드는 방법과 나쁜 마음을 비우는 방법 등을 가르쳐준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제대로 된 사랑을 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갑과 을의 나라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1만3천원
올봄 발생한 ‘라면상무’ ‘욕우유’ 사건 등은 ‘갑질’ ‘갑의 횡포’ 같은 낱말을 양산하면서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사실 갑을 관계는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있어왔다. 그런데 왜 한국 사회는 ‘노예 관계’라는 말이 나올 만큼 더 심각할까? 이 책은 조선시대 관존민비 인식에서 시작된 갑을 문화가 우리 현대사를 어떻게 관통했고 지금에 이르게 됐는지 분석했다.
사랑의 택시 인생극장
백중선 지음
행복에너지·1만5천원
우리가 행복하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행복이란 늘 곁에 있지만 너무 먼 곳에서 찾으려 하기 때문은 아닐까? 이 책은 평범한 우리의 인생이 충분히 위대하다는 것을 사업 실패 후 택시 운전을 시작한 저자와 승객들의 소소한 대화와 에피소드를 통해 보여준다. 택시에서 잠시나마 유쾌한 시간을 보낸 승객들이 전하는 사연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