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일원 금강자연휴양림은 야영장·어린이 물놀이장 등 갖춰 인기
세종시는 금강 수계에서 가장 큰 도시로 발돋움하는 중이다. 외지인들에게는 단군 이래 최대 토목사업이라는 세종시 건설, 그 자체가 볼거리여서 세종시를 조망할 수 있는 밀마루 전망대에는 전국 각지의 번호판을 단 관광차량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세종시 정부청사 지역을 포함해 세종시 남쪽을 동서로 관통하는 금강 일원은 향후 세종시의 주요 관광 자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세종시 첫마을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는 금강자연휴양림은 세종시민이라면 누구나 가뿐하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말 그대로 자연휴양림이어서 산림욕을 하기에 더없이 좋다. 휴양림의 총면적은 약 180만평방미터 정도이다. 식물들이 내뿜는 특유의 내음 속에서 맨발로 숲 속을 걸을 수 있는 황톳길도 조성돼있는 등 산책로가 잘 구비돼 있다.
또 휴양림 내에는 산림박물관과 식물원, 소형 동물원 등도 둥지를 틀고 있어 다목적 여가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7월부터는 야영장도 운영하는데 경쟁이 치열하니 서둘러 예약해야 한다. 7월 중순에서 8월 말까지는 어린이 전용 물놀이장도 개설한다. 휴양림에서 내려다보이는 금강의 풍경도 볼 만하다. 또 금강자연휴양림의 금강 맞은편 숲 속에는 템플스테이로 유명한 영평사가 자리하고 있다.
금강자연휴양림을 지나 금강을 따라 공주 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공주를 대표하는 명소, 공산성이 나타난다. 강을 끼고 있다는 점에서 경남 진주의 진주성과 유사한 느낌을 주지만 좀 더 투박한 맛이 있다.
삼국시대 백제의 수도가 잠시 공주였던 적이 있는데, 성 안에는 당시 왕궁터로 추정되는 곳도 있다. 삼국시대 역사는 물론, 인조반정 등 조선시대의 역사적 사건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적지이다. 또 지금도 과거 유물들이 심심치 않게 발굴되는 살아 있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금강을 향한 절벽이 성곽 북쪽의 기단부를 이루는 등 강을 끼고 있는 성곽의 대부분이 그렇듯 풍광이 빼어나다.
이 밖에 공산성과 금강자연휴양림의 중간쯤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석기시대 유적지인 석장리 유적지가 있다. 이곳은 석장리 박물관으로 꾸며져 보존되고 있는데, 석기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금강 중류 일원 지역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주거지역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계룡산 일원 계룡산 도예촌·가마터는 체험학습 장소로 잘 알려져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등산로가 일품인 명산으로서 계룡산이 더 익숙하겠지만, 계룡산의 품 안과 주변에는 볼거리·즐길 거리가 적지 않다.
계룡산의 3대 사찰인 동학사, 갑사, 신원사는 그 하나하나가 국내 어느 절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명찰이다. 고찰 특유의 기품과 진중한 맛이 있다. 또 세종시에서 갑사와 신원사로 이어지는 691번 지방도 구간은 길지 않지만 드라이브하는 맛도 쏠쏠하다.
계룡산 도예촌도 지역사회에서는 꽤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체험학습에 관심이 있는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특히 방문을 권할 만하다. 우리 전통 도예의 맥을 잇고자 하는 도예가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도예 작품들을 구입할 수도 있고 직접 빗어볼 수도 있다. 도예촌 주소는 충남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로, 계룡산 남쪽 자락의 깊숙한 골짜기 지형에 자리하고 있다.
계룡산 남쪽에 자리 잡고 있는 계룡대도 한번쯤 찾아가볼 만한 곳이다. 계룡대는 육군, 해군, 공군의 삼군본부가 위치한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군사 요충지이다. 부대 방문 등은 제한돼있지만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군인이 장래 희망이거나, 국방과학 등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에게는 남다른 영감을 줄 수도 있다.
세종시에서 계룡대로 이어지는 산속 길도 짧지만 계룡산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드라이브 길로 손색이 없다.
세종시 내륙 북쪽의 고복저수지 주변은 복숭아·포도 산지로 유명
세종시는 지리적으로 동서 폭은 좁지만 남북으로는 길이가 40킬로미터에 이르는 기다란 형태를 하고 있다. 세종시 고유의 아기자기한 여행지들은 대부분 북쪽에 몰려 있는데 조치원읍의 서쪽, 연서면과 전의면 지역이 그중에서도 대표적이다. 대체로 시골 정취가 가득한 이곳은 세종시에서 가장 큰 저수지인 고복저수지가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
고복저수지 일대에는 과거 연기군 시절 조성된 공원이 있다.
제법 규모가 큰 야외 수영장과 소공원, 그리고 캠핑장이 저수지 서쪽에 조성돼 있다. 물이 많을 때는 낚시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조치원 일대는 복숭아와 포도 산지로 유명한데, 고복저수지 근처는 특히 과수원이 많은 지역이다. 여름에서 초가을에 이르는 기간, 이곳을 방문하면 과수 농가들이 생산한 싱싱한 과일들을 현장에서 맛볼 수 있다.
고복저수지에서 서쪽으로 지척에 있는 비암사라는 고찰도 오가는 길에 들러볼 만하다. 깊은 산속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단아하고 깔끔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절이다. 수령 800년이 넘었다는 느티나무도 눈길을 붙잡는다. 절 주변으로 울창한 숲속 산책로도 나 있다. 또 절 입구에는 짧은 구간이지만 경사 방향을 오인하게 하는 도깨비 도로도 있다.
비암사와 가까운 곳에 있는 금사가마골은 조선시대 왕실에 납품하는 자기를 구웠던 가마터가 있던 마을이다. 팜스테이 마을이기도 한 금사가마골은 충청 북부 내륙지역 특유의 농촌 정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가마골 근처의 세종시립 민속박물관도 오가며 잠시 머물 만한 공간이다. 소장품은 다소 빈약하지만 폐교된 초등학교 건물을 민속박물관으로 꾸며, 전통을 계승 보전하려는 노력은 평가할 만하다.
글과 사진·김창엽(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