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제5호>노무현 대통령 남미순방 의미와 전망
- 작성일
- 200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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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하반기 노무현 대통령 순방외교의 중요한 기조는 단연 경제통상외교다.
여기에 마침표를 찍는 노 대통령의 올해 세번째 순방외교가 오는 11월12일부터 23일까지 지구 반대편 남미에서 펼쳐진다. 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 등 남미 3개국 순방과 제12차 APEC 정상회의 참석 등 이번 남미 순방은 지난 9월 러시아·카자흐스탄방문 및 10월 인도·베트남 방문에 이어 BRICs 외교의 완결을 의미한다.
특히 남미경제의 중심에 서 있는 브라질·아르헨티나 방문을 통해 우리 기업이 남미공동시장으로 활발하게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미 FTA 체결로 경제 교류와 협력을 다지고 있는 칠레와는 양국간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는 기회로 활용될 것이다. 아울러 APEC 정상회의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조를 다시 한번 이끌어내는 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 대통령의 남미 순방과 APEC 정상회의 참석이 과연 어떤 의미와 전망을 담고 있는지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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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기고> IDB 가입 통한 유전·가스전 개발 타진 국내기업 시장개척 지원[/B][/U]
[B]미리 가늠해 본 남미 순방외교[/B][SET_IMAGE]5,original,left[/SET_IMAGE]
이제 막 그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한 ‘미지의 대륙’ 남미. 노무현 대통령의 이번 남미 3개국 순방은 향후 우리 외교사에 큰 변화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 전문가의 시각에서 짚어본 남미외교의 의미와 지향점은 무엇인가.
잊혀진 대륙 남미가 다시 우리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번에는 중국 덕분이다. 중국인들이 고기를 먹기 시작하면서 사료용 대두와 대두박 가격이 급등했고, 올림픽 특수로 철광석과 구리 수요도 급증했다. 구리의 파운드당 가격이 작년에는 80센트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1달러 25센트까지 급등했다. 농산물과 광물 수출국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는 희희낙락이다.
브라질은 거래가 거의 없었던 머나먼 동방국가 중국에다 올해 100억 달러 정도 수출한다고 한다. 양국의 교역과 투자 범위는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10억∼20억 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도 즐비하다. 항공, 철강, 에너지 산업에 대한 양국의 협력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안데스 산맥을 뚫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물량을 태평양으로 직접 옮겨 물류비용과 기간을 크게 줄이는 트랜스-안데스 하이웨이 계획도 성안 단계에 있다. 중국은 남미의 지리를 다시 그리고 있는 것이다. 상파울루와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이미 중국어 학습열기가 대단하다.
일본의 남미 진출 역사는 뿌리 깊다. 20세기 초에 페루와 브라질에 제법 큰 규모의 이민 공동체를 만든 바 있다. 도요타, 닛산과 같은 유수 자동차 회사의 현지 공장도 다수 있다. 일본은 내년에 발효될 일-멕시코 자유무역협정에 이어 칠레와도 협정 체결을 앞두고 있다. 중남미의 지리가 이제 동북아와 엉키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화는 ‘지리의 종언’(end of geography)이라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우리에게는 남미는 여전히 ‘미지의 대륙’(terra incognita)이다. 이미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을 맺었고,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들에 우리 이민 공동체가 즐비한데도 말이다. 언론이나 기업인들에게 남미는 동북아와 동남아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서 글로벌리즘은 말뿐이고 실천은 한참 뒤처진다. 다행히 올해의 APEC 정상회의가 칠레의 산티아고에서 열리게 되어 ‘미지의 대륙’이 가시권에 들어오게 되었다. APEC 회담과 3국 순방외교로 한국외교와 비즈니스에 새로운 장이 열리길 진심으로 고대한다. 더불어 동북아 시대의 지리적 공간이 동북아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로 이어져 있다는,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도 이뤄졌으면 한다. 시급한 사안을 몇 가지만 짚어보자.
[B]IDB 회원국 가입 앞둔 중대 시기[/B]
첫째, 이번 순방외교는 우리나라의 미주개발은행(IDB) 회원국 가입 여부와 맞물려 있어 큰 의미를 띤다. IDB 회원국이 되면 우리 기업들은 세계은행과 IDB가 지원하는 중남미의 인프라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경쟁력이 있는 건설 분야뿐만 아니라 전력, 에너지 프로젝트에도 큰 기회를 엿볼 수 있다. 구미의 유수 에너지 기업들의 활약상은 제쳐두자. 우리가 따라잡을 수 있는 스페인의 렙솔(Repsol)이나 브라질의 페트로브라(Petrobra)와 같은 에너지 기업들도 한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의 유전과 가스전들은 이들이 개발하여 수출한다. 중국의 사이노펙(Sinopec)도 이 대열에 가담했다. 늦었지만 우리에게도 석유와 천연가스, 그리고 전력설비 수출국가가 될 기회가 아직은 남아있다.
둘째, 약 40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누리던 이 대륙에서 우리의 입지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아직은 백색가전, 자동차, 휴대폰이 잘 나가고 인기가 있다. 하지만 중국 역시 대규모 수입량을 무기로 수출량과 품목 또한 크게 늘려가고 있다. 우리와 직접 경쟁하는 품목은 많지 않지만 의류, 장난감, 저가 전자제품 시장은 거의 장악했다. 제품과 기술의 고급화가 진행되는 만큼 우리 시장도 위협을 받는다. 일본 역시 일-멕시코 FTA로 우리에게 20억 달러의 흑자를 안겨주는 멕시코 시장을 넘보고 있다. 또 칠레와의 경제파트너십 협정도 협상한다고 한다. 동북아 삼국의 경쟁은 중남미 대륙에서도 여전히 복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도 멕시코, 그리고 메르코수르 4개국과 FTA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젠 ‘의지의 표명’이 아니라 ‘시간과의 처절한 싸움’이라는 점을 인식하자.
셋째,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은 나름대로 세계화 전략을 가지고 있고 남미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에게도 기회가 많은 중남미 대륙이다.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모두 기술 수준이 양극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소형 항공기의 경우는 만들어 수출하지만, 포장박스 프린팅 기술은 형편없다. 스태플러를 박으면 잘 들어가지 않고, 문구류는 조잡하다. 정부가 할 일은 FTA를 맺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세계화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의 현지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어야 한다.
[B]중남미 이민사회에 관심 갖는 계기[/B]
넷째, 중남미 이민사회의 활약상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미 아르헨티나에는 3만 명, 브라질에는 5만 명 규모(추정치)의 교민들이 있다. 교민 다수는 의류산업으로 중상류층까지 진입한 경우가 많고, 가전제품이나 IT 쪽으로 업종을 한 단계 높이려는 노력도 간간이 보이기도 한다. 이민사회의 여유 있는 생활과 성취도를 보면 한반도보다는 남미에 기회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차제에 적극적인 이민정책도 고려해 봄직하다. 남미나 북미나 모두 이민자들의 사회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우리의 지분을 더 늘려야 할 것이다.
[SET_IMAGE]4,original,left[/SET_IMAGE]라틴아메리카는 원래 구릿빛 원주민들의 땅이었다. 아시아계 원주민들은 정복자 유럽인들에게 유린당했고, 대륙은 ‘극서의 유럽’(Far Western Europe)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20세기 말엽부터 대서양의 시대는 점차 퇴조하고 있고, 그 빈 공간을 태평양 시대가 채우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은 이제 담론이 아니라 현실이다. 그런 맥락에서 중남미는 리오리엔트(Re-Orient)가 되고 있다. 칠레의 리카르도 라고스 대통령은 이미 칠레를 ‘아시아-태평양 국가’로 재규정했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과 아르헨티나의 키르츠네르 대통령은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중국을 장기간 순방했다. 그들이 리오리엔팅을 하는 만큼 우리도 남미를 찾아야 한다. 그들이 중국어와 일본어를 배우는 만큼 우리도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열심히 학습해야만 한다. 미국조차 라틴화하는 추세가 아닌가? 남미 순방 정상외교가 과거처럼 일과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풍성한 결실을 보게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RIGHT]이성형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객원연구위원[/RIGHT]
[U]<<남미 순방-APEC 정상회의 세부 일정은?>>[/U]
노무현 대통령은 11월12일부터 23일까지 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를 방문하고 이어 칠레에서 개최되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긴 여정에 오른다.
노 대통령은 먼저 14~16일 아르헨티나를 공식 방문해 네스토르 키르츠네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농업·수산업 및 광물자원의 공동 개발 협력, 한·남미공동시장(MERCOSUR)간 무역협정 체결 타당성 공동 연구 등을 논의한다. 또 한·아르헨 양국간 경제무역협력협정·문화교육협력협정 체결을 통해 상호 경제협력 증진의 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노 대통령은 이어 16~18일 브라질을 국빈방문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디 실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리 기업의 브라질 인프라 확충 사업 참여, 정보기술(IT) 협력센터 설립, 자원 협력, 미주개발은행(IDB) 가입을 통한 상호 협력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APEC 참석에 앞서 18~19일 칠레를 공식방문해 리카르도 라고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지난 4월 발효된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성과를 점검하고 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IT 분야 협력 강화, 한국 기업의 칠레 인프라 구축사업 참여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지난 1996년 이후 두번째로 남미국가를 순방하는 노 대통령은 이들 3개국과 각각 ‘21세기 공동번영을 위한 포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자원 협력, 수출시장 확대 등을 도모할 예정이다. 아울러 노 대통령은 ‘하나의 공동체, 우리의 미래’를 주제로 20~21일 칠레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설명하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할 방침이다. 노 대통령은 특히 APEC 기간에 미, 일, 중, 러 등 주요 국가 정상들과도 별도 양자회담을 추진해 북핵 문제와 국제테러, 경제통상협력 강화 등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노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방문길에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23일 귀국길에는 호놀룰루를 각각 방문해 동포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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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브라질시장 왜 주목받나[/B]
브라질 룰라 정부는 중점 육성 사업으로 반도체, 소프트웨어, 제약·의약, 인프라 확충 등을 선정했다. 한국은 브라질과 멀리 떨어져 현지 투자가 필요하며, 고급 소비자를 타깃으로 브라질의 대륙적·낙천적 기질을 파고들어야 한다.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에 대한 밝은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면서 한국의 브라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상반기 중 상파울루 무역관을 통해 우리 기업들이 요청한 브라질 현지 시장조사(거래처 발굴, 수요 조사 등) 건수도 202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50%나 늘었다.
브라질은 매력적인 ‘기회의 나라’다. 인구 1억8,000만 명에 면적도 남미 대륙의 47%를 차지하는 거대 국가다. 커피·사탕수수·쇠고기·청바지원단 등은 세계 1위, 철광석·대두 생산은 세계 2위, 닭고기 생산은 세계 3위, 돈육과 고무·가솔린·망간 생산 세계 5위를 차지하는 자원부국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구두 생산에서 세계 3위, 항공기 생산에서도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B]기지개 켜는 브라질 경제[/B]
이러한 브라질 시장이 최근 회복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초 세계적 원자재 파동 속에서 원자재 수출국인 브라질은 수출이 늘면서 침체돼 있던 내수시장도 살아나는 분위기가 완연하다. 브라질 경제는 지난해 룰라 정부 출범에 따른 충격과 외국인 투자 부진으로 국내총생산(GDP)이 0.2% 감소했으나 하반기부터 경기가 상승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수출과 내수가 모두 살아났다.
한국의 입장에서 관심을 끄는 분야는 룰라 대통령의 신(新)산업정책이다. 경제성장을 이끌기 위한 정책으로 수출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투자 활성화가 핵심이다. 중점 육성 사업으로는 반도체, 소프트웨어, 제약·의약, 자본재 등을 선정했다.
외국에서 볼 때 룰라 대통령 취임으로 브라질의 경제 정책이 상당히 변화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 룰라 정부의 외교정책이 과거와 달라지고 개도국과의 통상협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룰라는 정상외교를 통해 중국·인도·러시아·남아공 등과의 관계 강화와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에서도 개도국 그룹인 G-20의 리더로서 발언권을 높여가고 있다.
브라질 기업인들은 “룰라 취임 이후 외교 라인은 근본적 인적 교체가 있었다. 경제 분야도 경제계에서 신망받는 사람들이 입각했지만 과거와 동일한 정책을 추진중”이라고 말한다. 결국 경제에 관한 한 이념과 사상이 무엇이든 좀더 많은 부와 일자리를 효과적으로 창출하는 경제정책이면 채택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룰라 정부의 신산업정책으로 한국 기업의 진출 기회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 6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대 브라질 총투자액은 2억8,000만 달러로 약 39건에 이른다. 이 규모는 브라질 시장 규모나 잠재력과 대비해 보면 매우 부족하지만, 한국의 브라질 투자가 1996년 이후 본격화된 점을 고려하면 이제 시작 단계라고 볼 수 있다.
[B]대 브라질 수출 30% 이상 증가세[/B]
주요 투자 기업으로는 삼성전자·삼성SDI·LG전자 등 세계적인 국내 기업이 브라질의 자유무역지대인 아마존의 마나우스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브라질 액정화면표시장치(LCD) 모니터 시장의 74%를 점유중이고, 컬러 브라운관(CRT) 판매대수 중 64%가 한국산 제품이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브라질의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 인근에 휴대전화 공장을 신규 건설하면서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툴 정도로 확고한 자리를 굳혔다. 포스코가 브라질 철강회사인 CVRD와 합작해 빅토리아에 세운 철광석 1차 가공 공장도 최근 원자재 파동을 거치면서 진가를 발휘해 향후 원자재 확보를 위한 투자 가능성을 밝게 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 브라질 수출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기록하고 있다. 월 수출 증가율이 계속적으로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어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15억 달러 내외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브라질에서 철광석·농산물 등 원자재를 수입해 왔기 때문에 브라질과의 교역에서는 항상 무역적자를 기록했으나, 1995년 브라질의 남미공동시장(MERCOSUR) 가입에 따른 대외 개방 이후 우리의 수출이 급증하면서 무역수지 흑자를 유지해 왔다. 다만 브라질 경제가 2002년부터 침체로 빠져들면서 우리 수출이 줄어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됐으나, 올해 들어 브라질 경제 회복세로 무역수지 흑자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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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한국과 브라질 ‘전략적 협력 파트너’ 관계 필수[/B]
향후 과제는 브라질에 진출한 우리 선두 기업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후발 기업들의 브라질 진출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현재 양국간 교역에서 한국은 브라질과 지구 정반대 편에 위치해 적기(適期) 수송이 가장 큰 문제다. 따라서 한국은 직접투자를 통한 현지 생산 참여나 브라질 관련 업체와 생산 협력을 통한 중간재 수출 기회를 노려야 한다. 또 브라질 시장이 확대되면서 중국·인도 등의 저가 제품이 밀려들어 한국은 한 차원 높은 품질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맞서야 하며, 브라질 고급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한 제품 기획과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한국은 브라질과 윈윈(win-win) 전략으로 시장을 관리해 나가면서 장기적으로 성장해 간다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러한 윈윈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은 한국과 브라질의 전략적 협력 파트너 관계 수립이다. 브라질은 대외 통상에서 남미공동시장의 일원이다. 브라질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한다면 한국과 남미공동시장 간 FTA가 시급하다. 브라질은 현재 남미공동시장을 통해 안데스공동체(ANCOM)와 FTA를 타결하고, 유럽연합(EU)과는 오는 10월께 FTA를 타결할 가능성이 커 유럽으로의 농산물 수출 확대와 시장 진출도 준비중이다. 유럽 국가들의 대 브라질 시장 공략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현재 브라질이 남미공동시장을 통해 추진 검토중인 FTA는 인도·중국·러시아·남아공 등이며, 미국과는 범미주자유무역지대(FTAA) 협상을 진행중이다.
한국은 FTA 시대를 맞아 한·찰래 FTA로 물꼬는 열었다. 이 과정에서 국내적으로 논쟁과 시비가 많았다. 브라질과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구축해야 하지만, 당장 FTA가 어렵다면 한 단계 낮은 특혜무역협정(PTA)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브라질은 2003년 멕시코와 800개 품목에 대한 PTA를 타결해 양국간 교역은 상호 관세 인하와 높은 시장접근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브라질 수입관세율이 35%로 터무니없이 높다. 차를 포함해 양국간 교역을 증진시킬 수 있는 품목을 선정해 PTA로 풀어나간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브라질은 외국계 다국적 기업이 주요 산업을 주도하지만 중소기업이 약해 첨단 기술산업이나 부품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브라질은 수출국가로 성장하기 위해 한국처럼 기초 산업기반을 가진 국가와의 산업 협력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브라질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브라질인들의 기질도 알아야 한다. 그들은 대륙적이고 낙천적이다. 서두르지 않고 신뢰를 중시한다. 면대면 거래를 선호하므로 현지를 방문해 인간적 관계를 맺어야 사업 진도가 빠르다. 전화나 팩시밀리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익숙하지 못하며 또 신뢰하지 않는다. 외국 투자가들에게는 브라질의 세제가 복잡하고 각종 제도가 비효율적이어서 사전 준비도 필요하다.
한국은 중국 이후의 시장이 어디가 될 것인지 미리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대도약을 앞둔 브라질이 바로 ‘넥스트 프런티어’다. 이제 한국도 지구 반대편의 ‘전략적 동반자’를 기반으로 ‘세계 경영’에 나설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판단된다. [RIGHT][B]김건영 KOTRA 상파울루 무역관장[/B][/RIGHT]
[U]<<메이드 인 코리아의 남미시장 경쟁력>>[/U]
중남미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는 LG·삼성 등 대기업 제품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칠레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자동차·가전제품·정보통신기술(IT) 업종이 칠레뿐 아니라 중남미 주변 국가들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선전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상품이 남미시장에서 성공하는 이유는 첫째, 저가 상품의 이미지를 벗고 고급 상품으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는 데 있다. 둘째, 현지인들의 구미에 맞는 디자인과 독특한 마케팅 전략이다. 셋째는 현지 공장에 대한 투자를 통해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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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LG는 브라질에서의 활약이 눈에 띈다. LG전자는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서 최고 명문 축구 클럽인 상파울루(SPFC) 팀을 후원하고 브라질 최대 이동통신업체와 ‘LG vivo 챔피언십’ 골프대회를 공동으로 개최하는 등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브라질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LG는 이를 통해 2,500만 달러 이상의 광고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 브라질 법인은 이와 같은 적극적인 스포츠 마케팅 활동에 힘입어 현지 진출 6년 만에 TV(24.5%)·모니터(32%)·DVD 플레이어(25%)·VCR(37%)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네번째로 큰 남미시장인 베네수엘라에서 우리 기업 제품의 경쟁력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다. LG전자는 에어컨·냉장고·세탁기·전자레인지 등에서의 매출 호조로 베네수엘라 가전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다.
국산 자동차의 경우도 중남미시장 공략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최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제23회 상파울루 국제모터쇼’에서 가진 신차발표회에서 현지인들의 호평을 받았다. 기아는 이 국제 모터쇼를 계기로 오는 11월 칠레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중남미시장에 스포티지를 투입해 올해 1,300대, 내년 3,600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기아는 중남미시장에 9월 말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1만8,229대)보다 42.4% 늘어난 2만5,952대(완성차 기준)를 수출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36.2% 늘어난 3만5,000대를 수출한다는 목표다.
LG 전자와 함께 가전업계의 또 다른 한 축을 맡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브라질 등 중남미에서 TV시장 공략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삼성전자의 TV 부문은 이미 중남미에서 LG전자와 더불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고급 상품으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브라질 마니우스 공장에서 연간 30만대 규모 TV 생산에 착수해 남미 전역에 보급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중이다. 이를 통해 중남미에서 안정적 제품 공급과 물류 비용 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브라질 현지 언론들도 삼성전자의 TV사업 재개를 ‘거인의 귀환’(Return of Giant)이라고 표현하는 등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휴대전화 역시 중남미에서 한국산이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 브라질 법인은 2003년 연간 300만 대 이상의 휴대전화 생산 능력을 갖춘 브라질 캄피나스(Campinas) 공장이 중남미 휴대전화 시장을 장악할 ‘허브’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편 중소기업들의 남미시장 진출도 이미 진행중이다. 대표적 백신 개발 업체인 하우리를 선두로 한 IT 기업들은 올 상반기 남미시장에서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등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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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정밀분석> 자동차 수출 47% 늘어 농산물 수입 증가폭 크지 않아[/B][/U]
[B]남미시장 교두보 한-칠레 FTA 6개월 손익계산서 [/B]
[SET_IMAGE]9,original,left[/SET_IMAGE]지난 4월1일 한·칠레 FTA 비준안 발효 이후 지금까지 6개월여 동안 한국은 과연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가. 이 기간 한·칠레 사이에 발생한 분야별 수출입 추이를 통해 우리 경제의 이해득실을 따져보았다.
지난 2월16일 국회에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통과되고 한 달 보름 뒤인 4월1일 이 비준안이 정식 발효된 지 6개월여가 지났다.
과수농가를 비롯한 농업분야에 심대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부터 글로벌 경쟁시대에 한국이 비로소 세계무대에 적극적 자세로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딛게 됐다는 긍정적 평가까지 우리 사회는 숱한 논란 속에서 한동안 몸살을 앓았다.
사실 우리나라는 그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FTA 미체결 국가라는 오명을 안고 있었다. 농업분야 등 일부 국내 산업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협정 체결을 최대한 미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일부 분야에서 예상되는 피해를 감수하고 협정 체결에 나선 것은 수출규모 세계 11위의 한국이 자유경쟁 체제를 지향하는 국제적 대세를 마냥 거스를 수만은 없다는 현실적 판단 때문이었다.
실제로 FTA 논의를 시작하기 전인 1996년 연간 4만5,000여 대에 달했던 우리나라의 칠레에 대한 자동차 수출은 2003년 2만3,000여 대까지 줄어들었다. 또 멕시코로 향하던 타이어 수출선이 하역도 못하고 회항하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FTA 체결 없이 국제통상에 나서는 나라가 겪어야 할 고난이 어떤 것인지 경험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겪으며 우리의 주요 수출 국가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을 필요성이 강력히 대두했던 것이다.
그러면 과연 칠레와 FTA 협정을 체결한 이후 우리는 어떤 상품을 얼마나 팔았고, 또 어떤 품목을 얼마나 수입했을까? 과연 애초 가장 우려했던 과수농가의 피해 상황은 어느 정도로 나타나고 있는가?
[B]한국車 시장점유율 20.5%까지 급등[/B]
한·칠레 FTA 발효 첫날인 지난 4월1일 칠레 산티아고 시내 리플레이 백화점. 삼성·LG·대우 등 한국 가전제품이 진열돼 있는 3층 매장에는 하루 종일 쇼핑객들로 북적거렸다. 리플레이 백화점은 이날 한국산 전자제품 가격을 대폭 내렸다. 8만9,900페소(약 18만 원)이던 삼성 DVD를 6만9,000페소(약 14만 원), 10만900페소(약 21만 원)이던 LG TV를 7만6,990페소(약 15만4,000원)로 인하했다. 상품마다 각각 4만~5만 원씩 가격을 내린 것이다.
이날 경쟁국 제품들도 한국 제품을 의식해 일제히 값을 내렸으나 한국산의 인하폭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삼성 DVD와 똑같은 기능에 똑같은 가격으로 팔리던 일제 소니 DVD의 가격 인하 폭은 1만 페소(약 2만 원). LG TV와 경쟁하는 네덜란드의 필립스 TV 역시 1만 페소 할인에 그쳤다. 한칠레 FTA 덕분에 한국산 공산품이 다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대 칠레 수출은 공산품을 중심으로 상당한 탄력을 받고 있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FTA 발효 이후 4월부터 8월까지 양국간 교역량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무려 7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역의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우리나라의 대 칠레 수출과 수입은 각각 38%, 91%(국제원자재 가격 상승분 제외시 18%)씩 증가했다. 수출증가율에 비해 수입증가율이 큰 폭으로 상승해 한·칠레 FTA 발효 이후 수입이 급증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외형상 대 칠레 수입액이 크게 늘어난 요인은 FTA에 따른 관세 철폐 효과가 아니라 칠레로부터의 주요 수입 원자재인 구리 등의 가격 폭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이들 원자재 가격 상승(전년 동기대비 60∼72%)에 따른 수입액 증가를 제외하면 대 칠레 수입 증가는 실제로는 18% 정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의 경우 FTA 발효에 따른 관세 철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데, 우리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휴대전화·캠코더·컬러TV 등의 대 칠레 수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7%, 203%, 111%, 99% 급증했다. 전체 가전제품 분야 수출액은 이미 지난해 말까지의 수출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폭증했다.
이러한 수출 실적 호조에 힘입어 한국 상품의 칠레시장 점유율은 FTA 발효 지연으로 올해 1분기 2.61%로 떨어졌던 상태에서 FTA 발효 이후 3.41%까지 상승해 일본·중국과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점차 좁혀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FTA 발효 지연과 유럽연합(EU)·남미공동시장(MERCOSUR)의 칠레와의 FTA 체결로 2003년 18.8%로 하락했던 시장점유율이 FTA 발효에 힘입어 현재 20.5%까지 상승했다.
한편 앞서 언급한 수입 증가의 주원인으로 대 칠레 수입의 90%를 차지하는 동괴·동광 등의 국제가격 상승에 따른 손익 계산을 해 보면, 우선 동괴의 경우 수입 물량은 29% 증가(11만1,000톤→14만3,000톤)했으나 수입단가는 72% 상승(톤당 1,697달러→2,914달러)했다. 또 동광의 경우 수입 물량은 24% 증가(17만1,000톤→21만2,000톤)했으나 수입단가는 60% 상승(톤당 557달러→892달러)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동괴 등 원자재는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내수 및 수출을 위해 수입이 불가피한 실정으로, 오히려 FTA로 칠레산 구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된 점을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한편 FTA에 따라 국내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되었던 농산물의 경우 키위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수입이 별로 늘어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우리 전체 농산물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지 않아 피해가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B]농업분야 피해액은 예상의 3.6% 수준에 불과 [/B][SET_IMAGE]10,original,right[/SET_IMAGE]
지난 4월부터 8월 사이 칠레산 농산물 수입증가율은 25.3%로, 이는 우리나라 전체 농산물 수입증가율(24.3%)과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나라 전체 농산물 수입에서 차지하는 칠레산 비중은 0.4% 정도로 농업분야 피해를 우려했던 칠레산 포도의 경우 FTA 발효 이후 수입이 오히려 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칠레산 키위 수입은 65% 증가했으나 전체 농산물 수입에서 차지하는 키위 비중은 9.6%에서 11.1%로 증가하는 데 그쳐 한·칠레 FTA에 따른 순수한 수입증가라기보다 수입처가 뉴질랜드 등 다른 나라에서 칠레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애초 FTA 발효로 과수분야를 중심으로 농업분야에서 연평균 586억 원(10년간 총 5,860억 원) 규모의 피해 발생을 예상했으나, 현 수입증가율에 따를 경우 FTA 발효 후 1년 동안은 21억 원 정도의 피해에 그칠 것으로 추정돼 애초 예상 피해 규모의 3.6%에 불과했다.
하지만 정부는 칠레산 농산물 수입 증가에 따른 국내 산업 피해 구제 제도를 새로 만들어 ‘국내시장이 교란되거나 교란될 우려가 있을 때’에도 피해 농가 등이 무역위원회에 산업피해 조사 신청을 할 수 있게 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 규정을 근거로 피해 농가 등의 구제 신청이 정당하다고 판단되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내릴 수 있게 된다.
특히 11월 중순으로 예정된 노무현 대통령의 칠레 방문을 계기로 그동안의 FTA 성과를 점검하고 교역 확대뿐 아니라 투자 및 산업협력 등 양국간 전반적인 경제통상 교류 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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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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