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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의 명물 젓갈시장이 되살아나면서 강경에 활기가 넘치고 있다. 강경은 1920년대까지만 해도 농수산물 집산지였다. 평양·대구와 함께 ‘전국 3대 시장’의 하나로 불리기도 했다. 전국에서 모여든 상인이 하루 2만~3만 명에 이를 정도로 성시를 이뤘다. 금강 중류에 위치해 해상교통이 가능하고, 충청·호남권 등 내륙과 연계되는 지리적 이점 때문이었다.
강경 젓갈시장. 지금은 80여 개의 젓갈 상점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들이 밀집한 시장 골목에서는 주부들이 젓갈을 고르느라 분주하다. 대부분 서울 등 수도권에서 온 주부들. 이들은 새우젓·황석어젓·멸치젓 등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각종 젓갈을 한 보따리씩 사 들고 상점을 나섰다.
한동안 침체했던 강경 젓갈시장에 최근 손님이 몰리고 있다. 젓갈시장의 옛 명성도 되찾고 있다. 지난해에는 젓갈 판매액이 270억여 원에 달해 전국 젓갈시장의 20%를 차지했다.
이곳에서 10여 년 전부터 젓갈 상점을 운영하는 박상기 씨는 “몇 해 전부터 찾는 사람이 늘면서 장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매년 9월부터 11월까지가 대목”이라고 말했다.
강경젓갈축제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씨는 “옛 포구에서 다루던 전통 있는 솜씨로 저온창고와 토굴 등에서 숙성시키는 특유의 염장법과 발효법으로 품질 좋고 맛 좋은 강경젓갈을 만든다”며 “젓갈은 영양분이 잘 보존돼 있으면서도 진한 감칠맛이 나는 최고의 자연조미료”라고 덧붙였다.
강경에는 예부터 젓갈이 흔했다. 상인들이 강경 포구에서 팔다 남은 생선을 보관하기 위해 소금에 절이던 풍습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1900년대 들어 철도·도로의 개통은 상업중심지 강경의 입지를 위축시켰다. 더 이상 금강 뱃길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B]되살아난 황금알, 연간 수익 300억 원 [/B]
1984년 완공된 금강 하구둑은 강경에 결정타를 날렸다. 서해의 수로가 막힌 것이다. 때문에 1966년 2만6,430명이던 인구가 30년 뒤인 1996년에는 1만3,000여 명으로 줄었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1997년 일부 지역민을 중심으로 ‘강경 되살리기’ 운동이 시작됐다. 젓갈축제는 부활의 신호탄이었다. 논산시도 가세했다.
논산시는 특히 주민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젓갈축제에 총력을 쏟았다. 축제만큼 지역홍보에 효과가 좋은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시는 1997년 축제 비용으로 1,000만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젓갈상점 주인들도 장사가 안 되는 상황에서 4,300만 원을 모아 축제 비용에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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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젓갈축제는 1997년 10월11일부터 이틀 동안 열렸다. 철도청의 협조로 젓갈열차도 운행됐다. 이 기간에 강경을 찾은 관광객은 1만9,000여 명, 평소보다 서너 배 많았다. 이 가운데 80% 이상은 수도권 고객이었다. 당시 젓갈 판매액은 2억2,000만 원으로 점포당 평균 1,200만 원어치나 됐다. 평소의 10배 가까운 매출이었다. 상인들은 말 그대로 ‘대박’을 맞은 셈이었다.
젓갈축제가 성공하자 논산시는 ‘강경 되살리기’ 운동을 본격 추진했다. 1997년 10월 충남발전연구원에 의뢰해 발전 전략을 짰고, 그중에서 젓갈시장 활성화와 근대 건축물 보존을 통한 관광객 유치 등을 핵심 테마로 정했다.
이와 함께 논산시는 젓갈시장 환경정비를 지원했고, 시장 인근에 100여 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2002년에는 강경젓갈을 특허청에 상표(강경전통맛깔젓)등록했다. 2003년에는 젓갈 전자상거래를 위해 4억 원을 들여 디지털 ‘강경포구마을(http://jeokkal.invil.org)’을 구축했다. 81곳의 젓갈상점에는 모두 초고속통신망이 깔리고 컴퓨터가 한 대씩 보급됐다.
이 같은 노력으로 축제 기간에 젓갈 판매액과 관광객은 수직 상승했다. 1998년에는 3만5,000여 명이 참가해 3억 원의 수익을 올렸고, 2001년에는 23만여 명이 찾아 수익도 9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어 2002년에는 198억 원, 2003년 207억 원, 2004년 277억 원으로 급증했다.
[B]“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관광명소 만들 터”[/B]
논산시 문화관광과 손병문 과장은 “1997년 강경젓갈축제를 시작한 이후 강경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며 “지난해 젓갈 매출액과 기타 경제효과를 합치면 젓갈축제로 인한 수익은 300억여 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손 과장은 “시는 오는 10월 열리는 제9회 ‘강경젓갈축제’ 때는 100여 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젓갈 매출액 등 총 350억여 원의 경제효과를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경은 이제 전국 최대 젓갈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축제의 성공으로 지난해 축제 기간에 숙박업소 40여 곳과 음식점 200여 곳은 평소보다 10배가량 소득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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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에는 젓갈 말고도 내세울 것이 또 있다. 1920년대에 지어진 근대 건축물이 즐비하다. 그래서 볼거리도 풍성하다. 맛있는 젓갈을 사면서 옛 정취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한일은행 강경지점·강경노동조합(운수하역)·남일당한약방·금성다방 등 1920~40년대 건축물 20여 동이 남아 있다. 이들 건축물은 한때 강경의 번영을 상징했던 것들이다. 논산시는 2007년까지 근대 건축물을 개·보수해 젓갈 구매고객이 즐겨 찾는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강경읍 역시 이들 건축물을 근대 건축문화의 전시장으로 가꿔 관광객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강경은 젓갈산업을 핵심 사업으로 선정해 집중 육성하는 한편 여기에 근대 건축물 관광을 곁들여 미래에 대한 승부를 걸었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쉬운 선택과 집중으로 강경은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임성규 논산시장은 “강경을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전국적인 관광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한다.
“젓갈로 부활한 강경을 2008년까지 330억 원을 투자해 새로운 모습으로 바꿀 계획이다. 그동안 추진해 온 젓갈사업이 성공을 거두면서 주민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도 큰 소득이다. 젓갈축제와 근대 건축물은 이제 강경 사람들의 자랑이자 긍지가 됐다. 여기에 현대적 요소들을 접목해 전국 최고의 관광 명소로 거듭날 것이다.” [RIGHT]백창훈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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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