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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리 해안선을 따라 기암괴석과 푸른 동해바다가 어우러진 곳 울진. 울진이 인간과 자연이 하나 되어 평화롭게 공존하는 생명의 땅으로 거듭나고 있다. 예부터 산림이 울창하고 진귀한 보배가 많은 곳이라 하여 ‘울진’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은 발길 닿는 곳마다 원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천혜의 관광지이기도 하다.
이재동 울진 부군수는 “생태환경의 보고인 이곳 울진에서 친환경농업엑스포 행사를 하게 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우리 울진은 전국에서 최고로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과 풍성한 먹을거리가 있는 고장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라며 고향 자랑부터 꺼냈다. 이 부군수는 “울진군은 이를 기반으로 ‘2005 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를 개최해 우리 농업의 활로와 생명농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친환경농업이 생명산업으로서 우리의 미래를 환하게 밝혀 줄 것”이라고 이번 행사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산업화·도시화 추세와 더불어 발전한 현대사회의 보편적 농법은 비료와 농약에 의존해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이라는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에 따라 대안으로 친환경농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와 자유무역협정(FTA)의 확대 등 국제 농업여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자연생태계 보호와 소비자의 고품질·안전 농산물 선호에 부응하기 위해서도 친환경농업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B]전국 최고의 친환경농업 지역으로 자리 잡아[/B]
이런 상황에서 울진은 21세기 미래 첨단·생명산업으로 친환경농업을 선택했다. 울진에서 생산한 무농약인증쌀 ‘울진 생토미(生土米)’가 대도시 유명 백화점에서 그 진가를 인정받은 것도 울진군이 심혈을 기울인 결과다. 특히 울진군은 지금까지 산발적이거나 소규모로 추진돼 온 친환경농업의 기반 조성을 범군민 차원에서 전개, 올해를 기점으로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의 친환경농업 실천 자치단체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2005 울진친환경농업엑스포’는 오는 7월22일부터 8월15일까지 25일간 울진군 근남면 왕피천 일대에서 열린다. ‘친환경농업, 인간을 지키는 생명산업’이라는 주제 아래 열리는 이번 엑스포에는 20여개 국가 35개 업체가 참가 신청을 해 명실상부한 국제 행사 면모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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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엑스포 조직위에 따르면 세계관에 들어설 해외 업체 유치를 위해 지난해 재외 공관 등 국외 750개소, 주한 대사관 등 국내 280개소에 엑스포 홍보물과 세계관 참가 안내서를 발송했다. 또 외교통상부와 각국 주한 대사관, 한국관광공사·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재외동포재단 등 관련 기관·단체 40여 개소를 방문해 유치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인 결과 지난 2월 현재 미국·독일·프랑스·일본·중국 등이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또한 유기농 선진국인 쿠바·네덜란드·러시아에서도 참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울진군은 조만간 이들 국가가 참가 신청서를 접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핀란드·스리랑카는 주한 대사관에서 국가관 형태로 자국의 우수한 유기농 가공 제품을 전시할 계획이며, 그 외 국가는 유통업체나 관련 단체에서 참가할 예정이다. 특히 일본과 중국에서는 각 40여개 업체가 참가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해 왔으나, 울진군이 계획한 엑스포 공간 운영 계획을 넘어 그 중 우수한 업체 10여 곳만 선별해 참가시키기로 했다.
울진엑스포가 여름철에 개최되는데다 세관의 통관 허용 여부 등으로 세계관에 참가하는 해외 업체들은 유기농산물을 원료로 한 농·수·임산물 가공제품을 주로 전시할 예정이다. 또한 유기농산물 가공제품 제조 과정을 연출해 관람객에게 흥미 있는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시음·시식 행사를 통해 음식물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관도 운영할 방침이다.
이번 행사는 독일·미국·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되는 것이다. 울진군은 이번 행사를 통해 일반 국민에게는 친환경농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친환경 농특산물을 울진의 문화·관광상품과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B]농업, 인류 존재를 담보하는 생명산업으로 인식 [/B]
이를 위해 울진군은 2002년 7월 태스크포스팀인 ‘엑스포조직위원회’를 조직하고 ‘친환경농업 기반 조성과 녹색생태관광지 조성’을 위해 비지땀을 쏟아왔다. 지난 4월부터는 전국의 지자체와 농학계 대학을 돌며 ‘2005 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 알림이 투어’에 나서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을 통한 도시와 농촌의 공생, 미래 생명산업으로서의 친환경농업의 중요성을 알렸다. 나아가 한국농업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게 될 엑스포 개최의 목적과 배경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해 큰 호응을 받았다.
[SET_IMAGE]4,original,left[/SET_IMAGE]이번 행사 성공을 위한 군민의 노력도 결코 작지 않았다. 군민들은 앞다퉈 그동안 묵혀두었던 밭을 갈아 무성한 잡풀을 뽑아내는 등 ‘텃밭 가꾸기’에 뜻과 힘을 모았다. 또 농가주부모임·여성단체협의회와 공직자 가족들도 행사장 조성 자원봉사에 나서는 등 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애썼다. 이들 자원봉사단 200여 명은 엑스포 행사장에서 500평의 면적에 백련·맥문동을 심고 잡초 제거, 화단 정리 등 잡다한 일들을 힘든 기색 없이 거들었다. 이런 과정에서 군민에게 친환경농업의 중요성을 각인시키고, 일상생활로 자리 잡게 하는 예상치 못한 성과도 거뒀다.
울진군이 보유한 것은 한마디로 자연자원뿐이다. 산림자원과 바다 그리고 농업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도 산림자원과 바다자원은 울진을 이루는 큰 축이다. 여기에 비해 농업은 그 구조와 기반이 매우 열악한 형편이다. 그런데도 울진군은 왜 세 개의 주요 자원 중 농업에 이토록 관심을 쏟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농업을 먹을거리 생산이라는 단순한 개념을 넘어 인류 존재를 담보하는 생명산업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 인식을 맨앞에서 국내외에 선보이겠다는 것이 울진군이 이번 행사를 유치하고 개최하는 진짜 이유다.
[B]‘지속 가능한 농업, 살고 싶은 농촌 만든다’[/B]
“친환경농업은 인류가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생명산업입니다. 울진은 알다시피 사람들이 드나들기 쉽지 않은 오지입니다. 그런 까닭에 오히려 생태환경이 원시적 자연 그대로 보존된 청정지역입니다. 때문에 소규모 농업을 중심으로 인간의 생명을 지켜주는 친환경농업이 가장 발달했고, 또 그 전통이 잘 보전된 마지막 보루 격인 고장입니다.”
최규환 엑스포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의 말이다.
울진군과 울진 사람들은 ‘살고 싶고 살기 좋은 울진 건설’을 위해 ‘친환경농업 메카 조성을 통한 녹색생태관광지 건설’을 전략적 무기로 선택한 셈이다. ‘친환경농업 메카 건설’이 울진군의 미래와 전망을 위한 ‘선택’이라면, ‘2005 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는 국내는 물론 세계의 시선과 관심을 울진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집중’이다.
엑스포 개막을 눈앞에 두고 행사장 조성과 각종 전시 공간 설치, 생명농업 축제 프로그램 마련 등 축제를 위한 인프라 구축은 거의 마무리됐다. 지난달에는 엑스포 기간에 펼쳐질 전시관 운영 및 ‘시·군의 날’ 참여를 위한 23개 시·군 관계자회의를 열고 각 시·군의 유기농특산물을 전시할 ‘부스 추첨’도 끝냈다. 또한 자치단체별 친환경농업 관련 정책과 농산물, 관광자원을 홍보하게 될 ‘친환경도시관’ 운영 방안과 지역의 전통문화·현대예술 공연 진행 논의도 모두 마친 상태다.
울진군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엑스포 행사의 기본 방향은 ‘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이다. 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목표는 ‘지속가능한 농업, 살고 싶은 농촌 건설’에 두고 있다. 최규환 사무총장은 “현재 우리 농업은 환경 오염 부하를 가중시키는 자연환경 악화산업으로 변질했다”고 말한다.
“특히 고투입·고산출의 생산 증대 정책은 화학비료와 농약 등의 과다 사용을 부추겨 토양 오염과 유실, 수질 악화 등을 야기하는 환경파괴산업으로 전락한 실정이지요. 그렇다고 우리 농촌이 모두 농업을 포기할 수 없는 실정 아닙니까? 이제 친환경(유기농)농업으로의 전환은 선택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삶을 지탱하는 일상의 문제로 대두했습니다. 농업생태계의 건전한 유지·보전을 위해 친환경농업은 필수불가결한 과제입니다.”
20여 만 평에 걸쳐 조성된 엑스포 행사장은 모두 다섯 영역으로 구성돼 있다. 제1구역은 ‘희망의 숲’이다. 행사장의 진입로이며, 생명산업인 유기농업 현장으로 들어가는 통로이자 경계다. 제2구역은 ‘지혜의 샘’으로 행사의 중심 공간이다. 농업의 역사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주제전시관·친환경도시관·영상관 등 전시 전문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는 인류사와 함께 시작된 농업의 발달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제3구역은 다양한 퍼포먼스와 공연을 위한 주공연장이며 ‘약속의 땅’이다. 이 구역에서는 유기농산물만으로 펼쳐지는 먹을거리 장터, 친환경 경작지, ‘흙 체험관’ 등 자연과 어우러지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세계의 풍물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세계풍물관과 전통문화상품관 등이 마련돼 있다. 제4구역인 ‘생명의 뜰’은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수산리 솔숲’과 왕피천을 끼고 조성돼 솔향과 때묻지 않은 왕피천의 경관을 듬뿍 맛볼 수 있다.
[B]농촌의 미래는 친환경농업이 이끈다[/B]
마지막 구역인 ‘풍요의 강’은 왕피천을 활용한 문화적 볼거리와 체험 행사, 천연 지형을 활용한 민물고기 잡기 및 시식 등의 이색 농촌체험 공간으로 꾸몄다. 이곳에서는 국제친환경농업심포지엄, 엑스포 선언문 채택 등 다양한 학술행사도 함께 개최될 예정이다. 특히 가족 단위의 ‘친환경 캠프장’을 조성해 푸른 동해와 맑은 왕피천이 제공하는 청정한 자연과 직접 만날 수 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길은 끄는 것은 주제전시관이다. 친환경농업관의 주제는 ‘인간을 지키는 생명산업으로서의 친환경농업’이다. 연건평 1,000여 평에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조성된 친환경농업관은 이름 그대로 한국의 농업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한 농업 역사관이다. 주제전시관은 모두 10개의 존(Zone)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이곳에 소요되는 모든 에너지는 전시관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으로 조달한다.
울진군은 오리농법으로 대표되는 친환경농업으로 익히 알려진 곳이다. 2005년 현재 울진군에서 오리농법으로 경작되는 논은 455ha에 이른다. 오리와 쌀겨를 이용한 ‘생토미’ 경작지와 비닐하우스, 노지재배지, 미생물 제조실 등으로 조성돼 있다. 특히 전통농업에서 주요한 몫을 차지했던 ‘거름자리’가 ‘분변토장과 퇴비사’라는 이름으로 꾸며졌다. 굳이 이곳이 아니더라도 울진군의 논밭은 그대로 생태체험 학습장인 셈이다.
“이번 여름 휴가와 방학에는 푸른 바다와 시원한 계곡, 엑스포가 개최되는 친환경 고장 울진으로 많은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는 이재동 부군수는 “친환경농업은 또 하나의 상생을 위한 길이며 친환경농업 정착을 통해 울진군이 농촌의 미래를 이끌어 가도록 할 생각”이라며 “친환경농업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 울진군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RIGHT]백창훈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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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