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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핵폐기장 문제로 소란스러웠지만 전북 부안의 널따란 들녘은 평온하다. 읍내를 관통하는 도로에 간혹 플래카드가 눈에 띌 뿐. 그 조용한 고을의 포구에 요즘 함성소리와 함포소리가 요란하다. 다름 아닌 KBS 일요사극 ‘불멸의 이순신’의 해전 전투신 촬영 때문이다.
지난 9월6일 오전 취재진이 찾은 부안군 청사의 현관문 좌우로도 ‘불멸의 이순신’ 포스터가 보란 듯(?) 붙어 있다. 영상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영상지원팀이 자리한 군청 2층 ‘주민지원과’도 왁자한 분위기. 너댓 명의 직원이 한꺼번에 수화기를 붙들고 통화에 골몰하고 있다.
“네, 네, 당분간 잡혀 있는 촬영 일정은 없습니다.”
“네, 궁항에 있는 전라좌수영 세트장은 관람할 수 있고요.”
‘이순신’ 촬영 지원과 부안 영상테마파크 홍보 업무를 맡고 있는 군청 직원 정춘수 씨. 그는 잇따라 걸려오는 전화들을 다 받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난 주말부터 “드라마 방영이 시작되자 전화통에 불이 났습니다. 세트장 관람 문의, 취재 요청이 쏟아져서요.”
입소문으로 촬영 사실을 알게 된 군민들뿐 아니라 인접 지역 주민들이 촬영장을 보러 몰리는 바람에 주말이면 격포항과 궁항 일대는 차량 행렬이 꼬리를 물고 있다. 거북선과 판옥선 등 군선들이 떠 있는 격포항, 조선 왕궁과 사대부가(家), 민가들이 세워진 영상테마파크, 전라좌수영이 조성돼 있는 궁항, 조선군 진지가 들어선 위도 등이 부안의 새 명물로 뜨고 있는 것이다.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 [B]천혜의 자연 덕분에 영상 요람으로 각광[/B]
전북 부안. 국립공원 변산반도 양편으로 드넓은 바다를 끼고 있고 널따란 평야(개화간척지)와 울창한 산(내변산)을 아우르는 이곳은 물자가 풍부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불멸의 이순신’은 지난 4월, 전통 사찰 내소사의 전나무 숲길에서 처음 크랭크인한 이래 지역 내 상록해수욕장과 적벽강,위도 등지를 돌며 노량해전 등의 촬영을 진행했다.
‘불멸의 이순신’ 촬영이 진행되면서 부안군이 2002년부터 군 핵심 사업으로 진행중인 영상테마파크 조성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개발에서 소외됐던 이 작은 고을이 ‘이순신’에 의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그렇다고 부안이 임진왜란이나 충무공과 별다른 인연을 가진 곳은 아니다. 부안은 ‘불멸의 이순신’의 현지촬영 후보지 경쟁에서 여수나 통영 같은 쟁쟁한(충무공과 연고가 깊은 도시) 곳과 ‘일전’을 벌여 승리했다. 어려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하다. 군청 박찬구 영상지원계장은 이렇게 말한다.
“우선 지리적 장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서해안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뚫리면서 서울과 부안 간 거리가 2시간대로 단축됐거든요.”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부안이 갖고 있는 천혜의 ‘영상자원’ 때문이었다. 개발에 뒤처지면서 오히려 부안은 자연 그대로의 해안선과 산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아파트나 송전탑, 해안도로 같은 장애물이 없어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조량이 풍부한 점도 강점으로 꼽힌 것이다.
부안군의 행정적 뒷받침도 주목할 만하다. 부안군은 전북도와 유기적 협조를 통해 지난 2002년부터 전천후 토털 세트장인 부안영상테마파크를 조성해 왔다.
현재 전북도는 영상산업 육성을 위해 전주를 비롯해 부안, 군산, 정읍, 남원 등 8개 시, 군에 특화된 ‘시네 스페이스’를 조성한다는 중장기 계획안을 만들어 이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주목받은 곳이 부안군인 셈이다.
전북도가 20억 원, 부안군이 20억 원, KBS아트비전이 30억 원 등 총 70억 원을 투자한 부안 영상테마파크는 4만5,000여 평의 부지에 왕궁세트장(경복궁, 창덕궁) 공사가 마무리 단계이고 양반촌, 연못, 성벽, 성곽 공사도 한창이다. 이미 완공된 한방촌은 지난해 ‘사상인 이제마’의 촬영 세트장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부안군은 향후 2단계 사업에는 민간자본을 유치해 영상체험관이나 편의시설 등을 확충해 이곳을 종합 관광단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드라마가 시작되고 한 달 뒤부터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관람객이 몰릴 겁니다. 이미 그 과정을 치른 경북 문경의 경우를 벤치마킹하기도 했습니다.”
영상지원담당 정춘수 씨는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국립공원인 변산반도와 새만금 등으로 연계하기 위해 시티 투어와 열차관광 상품 개발을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종규 부안군수는 덧붙여 “‘불멸의 이순신’ 드라마 유치를 어려움에 처한 부안군의 경제를 살리는 호기로 생각해 다각적으로 지역 관광산업과 연계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천일염, 도자기 제작, 갯벌체험 등 기존 프로그램 말고도 거북선과 대장선 직접 타보기, 임란 당시 이순신의 병영생활 프로그램 등 체험형 관광상품 개발을 추진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부안은 향후 이 같은 관광 인프라 완성을 통해 10년 안에 종합 관광도시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부안군은 현재 진행중인 영상테마파크 개발 사업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직접유발금 330억 원, 간접유발금 288억 원, 부가가치 유발금 309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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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