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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 전력관리실에 근무하는 김준호 과장. 그는 한전의 전력 생산원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해 한전 안에서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가 일하는 한전 수요계획팀은 말 그대로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그에 따라 전력의 효율적인 공급 계획을 세우는 부서. 전력 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조정함으로써 발전 과정에서 생기는 손실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똑같은 전기라도 발전에 필요한 1차 에너지원에 따라 생산원가는 천차만별이다. 주요 에너지원 가운데 원자력과 석탄은 1kw/h당 30원이 들어가고, 가스는 1kw/h당 100원이 넘게 들어간다. 경제성을 따지면 원자력과 석탄을 이용한 발전이 가장 효율적이지만 전력량이 달리면 불가피하게 단가가 높은 석유와 가스를 발전에 사용해야 한다.
“특히 전력 수요가 특정 시간에 집중되면 값비싼 석유나 가스를 통해 발전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단가도 높아집니다. 저희 수요계획팀에서는 이렇게 들쭉날쭉한 전력 수요를 완만하게 유도하는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수요계획팀에서도 김 과장은 유휴 심야전력을 활용한 축열식 냉난방기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한전은 한동안 주야간 전기 수요의 불균형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1985년부터 남아도는 심야전력의 수요를 개발하기 위해 심야전기 요금을 일반 요금의 3분의 1로 낮추는 심야전력 요금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가 바뀌면서 이 제도는 오히려 한전에는 화근(?)이 됐다. 지난 2000년부터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값싼 심야전력에 대한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 심야전기 값이 싸지자 석유보일러 대신 전기보일러 수요가 폭발했고, 한전은 심야전력 수요가 폭발해 거꾸로 값비싼 가스 발전소를 돌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공공재는 요금 체계를 쉽게 바꿀 수도 없습니다.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심야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비싼 가스 에너지원을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어느 날 전력 수요 그래프를 쳐다보다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심야전력 수요의 대부분은 냉·난방기가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전기보일러가 밤 10시에 가동되도록 설계된 것이 문제였어요. 전국의 모든 전기보일러가 똑같은 시간에 동시에 가동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것을 해결한다면 문제도 풀리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 과장은 결국 이들 전기보일러의 설계 변경을 제안하기로 했다. 기계에 남은 열량에 따라 심야시간대 가동 시간을 분산하는 장치를 개발한다면 전력 수요의 체증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에서였다. 한전도 그의 아이디어를 곧바로 받아들여 ‘2000년 주요 연구 수시 과제’로 채택했고, 2001년 7월 결국 상품화에 성공했다. 그 뒤로 시중의 거의 모든 전기보일러 제품에 김 과장이 제안한 ‘심야전력 공급시간 자동제어장치’ 기술이 적용됐다.
“심야전력 공급시간 자동제어장치로 인해 전력 수요를 분산시킴으로써 전력 설비비를 줄인 것은 물론 연간 전기 생산원가를 148억 원 가량이나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김 과장의 제안에 따라 개발된 ‘심야전력 공급시간 자동제어장치’는 지난해에야 대외적으로 알려졌다. 한전의 심야전력 제도에 대한 시민단체의 감사 청구를 받은 감사원이 한전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던중 그의 제안 내용을 알게 됐고, 이를 제대로 평가한 것. 김 과장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8월 감사원에 의해 ‘모범 공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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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