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_IMAGE]1,original,left[/SET_IMAGE]“조선 왕조의 정궁인 경복궁은 전형적인 중국식 궁전 배치법에 따라 건축했습니다. 남북을 잇는 축 위에 건물을 규칙적으로 배치했죠. 그러나 창덕궁은 우리 고유의 궁전 건축법을 따른 것이 특징입니다. 궁전 터부터 평지가 아닌 산지이고, 건물도 산지 지형에 맞춰 자연스럽게 배치했죠. 후원의 아름다움은 말할 것도 없고요. 꼭 제가 근무하는 곳이라서가 아니라, 우리나라 궁전 중 최고의 궁 같아요.”
이렇게 창덕궁 자랑을 한바탕 늘어놓은 이는 창덕궁관리소 영어 통역 안내원 정일심(36) 씨다. 1997년부터이니 창덕궁 안내 일이 벌써 9년째다. 창덕궁은 단체관람만 허용한 탓에 경내로 들어서면 정씨와 같은 안내원의 인솔을 받아야 한다. 창덕궁에서 일하는 영어·중국어·일어 통역 안내원은 모두 15명. 이들은 다른 궁의 안내원과 달리 문화재청 소속 별정직 7급 공무원이다. 전국에서도 유일한 공무원 신분의 문화재 안내원인 셈이다.
“대학 재학 시절 우연히 창덕궁에서 통역 안내를 하는 선배를 만나 이런 직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대학 때 관광공사가 실시하는 영어 가이드 자격증도 미리 따 두었고요!”
마침 대학 전공도 사학이어서 정씨는 이내 이 일에 흠뻑 빠졌다. 결원이 생겨야만 신규 안내원을 뽑기 때문에 언제 모집 공고가 나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저한테는 행운이 있었던지 금세 결원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졸업 후 첫 직장으로 창덕궁 문을 열었죠.”
하루에 영어와 한국어로 각 1회씩 창덕궁과 후원인 비원을 순회하면서 일한다. 1회 관람 시간은 약 1시간20분. 정씨가 창덕궁에서 일한 지 8년이 넘었으니 궁 안 곳곳을 제 손바닥 보듯 한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지겹지는 않을까? 질문이 무안한 대답이 돌아왔다.
“창덕궁뿐만 아니라 당시의 궁중문화에 대해 공부하려면 한도 끝도 없어요. 그래서 매번 설명도 바꿔 가며 하는 걸요? 공부가 아직도 부족해요!”
한·중·일 정원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지만 그는 항상 자신의 설명에 부족함을 느낀단다. 그 허전함을 채우려고 궁궐 조경에 대한 공부를 더 하고 싶어한다. 창덕궁 후원의 아름다움에 빠져드는 외국인들에게 느낌표 하나를 더해 주기 위하여….
[RIGHT]오효림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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