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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특례를 받아 산업기능요원 으로 교육소집에 들어가야 하는데, 아이를 데려갈 수 없나요?”
일찍 결혼해 부인과 이혼한 젊은 아빠가 교육소집이 있는 4주 동안 아기를 볼 사람이 없다는 상담을 해왔다. 군사훈련을 받으러 가는데 아기를 데리고 갈 수는 없는 일. 안타깝게도 그의 주위에는 아기를 돌봐줄 사람이 전혀 없었다.
별 도리가 없어 난감해하며 전화를 끊은 상담원은 잠시 후 그 젊은 아빠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조금 전 통화했던 병무민원상담소 상담원 OOO입니다. 교육소집을 안 받을 수는 없으니, 정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다면 그동안 제가 돌보면 안 될까요?”
민원인은 광주광역시에 살고 상담원은 대전에 사는 상황에서 실제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민원인이 아이를 상담원에게 맡기지는 않았지만‘민원인을 가족처럼’이라는 말을 철칙으로 삼고 있는 그는 ‘날개 없는 천사’였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병무청에 병무 관련 전화상담을 하려면 담당자와의 전화통화는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병무민원상담소(소장 박노전)가 한 곳으로 통합돼 전국 어디서나 ‘1588-9090’ 전화 한 통으로 궁금증이 속 시원히 해결되기 때문이다.
[B]“간과 쓸개 다 빼놓고 일해요”[/B]
병무민원상담소의 올해 목표는 ‘친절 감동 병무행정 구현’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한 상담을 계속하는 한편 업무 외 시간에도 어디서나 상담이 가능한 ‘PDA를 통한 인터넷 답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방부와 각 군, 국가보훈처 등 관련기관과의 업무협력 체계도 갖춰 상담 만족도를 높일 방침이다.
병무민원상담소는 2002년 7월 문을 연 후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2004년 상반기에는 병무청 자체 업무혁신활동평가 결과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고, 2005년에는 168개 민간기업과 정부기관이 참여하고 한국능률협회가 실시한 ‘대한민국 개선스킬 경진대회’에서 공공기관으로서는 유일하게 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올해 1분기에는 전화친절도 조사에서 15개 소속기관 중 당당히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2002년부터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각 군 본부 등 132개 기관 702명이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기도 했다.
“출근한 뒤에는 ‘간과 쓸개’를 빼놓고 일을 하죠. 그리고 퇴근할 때 찾아갑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척 힘들거든요.”
“상담을 하며 가장 힘들 때는 고객(병무민원상담소에서는 민원인을 고객이라 부른다)께서 욕설이나 막말을 할 때예요. 공무원으로서의 사명감이 없으면 버티지 못합니다. 공직자이기 때문에 우리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B]민원인은 ‘하늘’같은 고객[/B]
상담원들은 국민의 관심이 높은 병무민원 해결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똘똘 뭉쳐 있다. 일반 기업의 고객관계관리(CRM) 기법을 도입한 병무민원상담소는 민원인을 ‘하늘’같은 고객으로 섬기며 제도와 상담기술을 꾸준히 개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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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상담원은 전문성과 책임감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상담원들은 평균 근무 경력 11년차의 베테랑 공무원들로 구성됐다. 예상대로 상담 만족도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1대1 맞춤형 서비스도 실시됐다. 전화 상담시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면 상담자의 병역과 관련된 사항이 일목요연하게 모니터에 뜨고 상담원은 이를 보고 상담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애프터서비스 개념 도입과 함께 전화상담 후 만족 여부를 묻는 ‘해피콜’ 제도도 시행했다. 상담전화 한 통 한 통이 데이터가 되어 상담원 개개인의 누적 점수로 매겨졌다.
N세대를 위한 상담 업무도 함께 진행됐다. 상담소 내 사이버팀은 병무청 홈페이지 상담과 함께 주요 포털의 질문 사이트에 병무에 관한 답변을 올렸다. 책임감 있고 성실한 병무 상담에 네티즌의 호평이 이어졌다.
[B]고충위 등 18개 기관에서 벤치마킹 [/B]
상담원들에 대한 교육도 이뤄졌다. 박노전 병무민원상담소장은 “상담 업무는 밝은 목소리와 세련된 응대가 필수인 만큼 외부 전문강사를 초빙해 서비스 향상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교육은 업무가 끝난 오후 6시 이후에 이뤄졌다. 상담원 70여 명이 하루 평균 6000건 이상을 상담하는 상황에서 업무 시간에는 교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교육은 다양한 갈래로 이뤄지고 있다. 상담소 내에 새로운 인원이 보충되면 선후배 간 교육 내용을 주고받는 ‘멘토링 제도’, 게시판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는 제도인 ‘주니어 보드’, 병무에 대한 고객만족연구회인 9090 CS 연구회 등 다양한 제도와 소모임 활동이 그것이다.
그 결과 병무민원상담소는 정부기관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랐다. 범정부 민원통합 콜센터 모델로 거론되는가 하면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 총 18개 기관이 벤치마킹하겠다고 나섰다.
현재 병무민원상담소는 상담원을 위한 복지에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 하루 종일 전화 상담을 하느라 혹사당하는 귀 보호를 위해 귀 근처의 뼈 울림을 통해 소리를 듣게 하는 ‘골전도 헤드세트’로 교체했으며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상담센터에 향기 요법도 쓰고 있다.
박 소장은 “전 국민을 고객으로 삼아 작은 실천을 통해 큰 감동으로 이끄는 것이 목표”라며 “고객 특성별로 다양한 상담기법을 개발해 국민의 만족도를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IGHT]이병헌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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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