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이 11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자 투자 대상국이며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과의 자유무역 시대가 활짝 열렸다. 양국 간 관세 철폐로 국내총생산(GDP) 12조 달러에 달하는 거대시장이 탄생하고, 향후 10년간 우리나라의 실질 GDP는 0.96% 추가 성장할 것이 기대돼 경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한·중 FTA는 2005년 민간 공동연구가 시작된 이래 2012년 5월 1차 협상 개시 이후 총 14차례의 공식 협상을 거쳐 지난해 11월 10일 실질 타결 선언, 올해 2월 25일 협정문 가서명, 6월 1일 정식 서명에 이어 11월 30일 국회에서 동의안이 비준됐다.
정부는 비준 동의안의 국회 통과에 따라 양국 국민과 기업이 한·중 FTA의 혜택을 조기에 향유할 수 있도록 국내 법령 정비, 중국 측과의 발효일자 협의 및 외교 공한(公翰) 교환 등 FTA 연내 발효에 필요한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다. 한·중 FTA는 향후 양국이 국내 절차를 마무리했음을 서면으로 상호 통보하는 날로부터 60일 후 또는 양국이 합의하는 날에 발효하게 된다.
한·중 FTA의 연내 발효 시 발효일에 1차 관세 철폐, 내년 1월 1일에 2차 관세 철폐가 이뤄져 우리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경쟁국보다 유리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국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 대상국인 만큼, FTA 발효에 따른 관세 철폐 효과는 우리나라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 1위 유지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건설, 환경, 엔터테인먼트, 법률 등 중국 유망 서비스 시장 진출을 현실화하고, 발효 시점을 앞당겨 발효 이후 진행될 예정인 2단계 협상을 통한 추가 개방의 조기 달성도 기대되고 있다.
중국 농수산 시장의 93%(품목 수 기준) 개방을 확보한 한·중 FTA는 우리 농수산업의 미래 성장산업화 기반이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2005년 이후 해마다 두 자리씩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농식품 시장에서 우리의 고품질·신선·안전 농수산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 중임을 감안한 전망이다.
아울러 한·중 FTA 발효를 통해 우리나라가 글로벌 FTA 허브 국가로 발돋움하는 것은 물론 한·중 FTA 활용을 위한 글로벌 기업 및 중국 기업의 투자 유치, 고급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10년간 실질 GDP 0.96% 추가 성장 기대
경제의 새 활력소
정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주요 6개 연구기관을 통해 실시한 ‘한·중 FTA 영향평가’에 따르면, 한·중 FTA 발효로 10년간 실질 GDP가 0.96% 추가 성장하고 소비자 후생은 약 146억 달러 개선되며, 고용 면에선 5만38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세 철폐에 따른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것이며, 서비스 시장 개방, 무역장벽 해소, 투자 유치 활성화 등 정성적 측면까지 고려하면 실제 우리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 FTA는 또한 우리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 기회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중 FTA 발효에 대한 기대감으로 우리 중소기업이 중국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으며, 글로벌 FTA 허브로 부상한 우리나라를 중국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하기 위한 중국 및 제3국 기업의 대한(對韓) 투자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패션, 화장품, 문화콘텐츠, 생활가전, 고급 식품 등 주요 고부가 소비재 품목의 수출이 확대되고, 한류와 연계한 ‘Made in Korea’ 브랜드 제품의 수출 가능성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통관, 인증, 지적재산권 등의 분야에서도 양국 간 비관세 장벽이 해소돼 우리 중소기업의 대중(對中) 수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FTA 협상 및 비준 일지
• 2004. 9 한·중 통상장관 민간 공동연구 합의
• 2005 한·중 FTA 민간 공동연구 시작
• 2010. 9. 28∼29 한·중 FTA 정부 간 사전 협의
• 2012. 5. 14 한·중 FTA 제1차 협상(베이징), 협상 세칙 확정
• 2014. 7. 3 한·중 정상회담, ‘FTA 연내 타결 노력 강화’ 합의
• 2014. 11. 10 양국 정상, 한·중 FTA 실질적 타결 선언
• 2015. 2. 25 한·중 FTA 협정문 가서명
• 2015. 6. 1 한·중 통상장관, FTA 협정문 정식 서명
• 2015. 11. 30 한·중 FTA 협정문 국회 비준 동의
우리나라는 2004년 한·칠레 FTA를 시작으로 미국, 유럽연합(EU),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 등 50개국과 FTA를 발효시켰다. 여기에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와 체결한 FTA까지 발효되면 우리나라 경제 영토는 전 세계의 74.6%까지 넓어질 전망이다. 이 경우 현재 세계 5위 규모인 우리나라 경제 영토는 칠레(85%), 페루(78%)에 이어 세계 3위로 올라선다. FTA 경제 영토는 전 세계 GDP에서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한 국가의 GDP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또한 한·중 FTA가 발효되면 미국, EU, 중국 등 글로벌 3대 경제권과 FTA 네트워크를 완성하게 된다. 세계 14대 경제대국 중 우리나라가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는 일본, 러시아, 브라질 3개국뿐이다.
글 · 김진수(위클리 공감 기자)2015.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