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게! 활기있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기준 한국의 고용률은 69.4%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도 3% 초반으로 개선되는 등 물가와 고용지표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누적된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민생의 어려움은 계속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설 연휴 기간 한파·폭설과 안전사고, 감염병 등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1월 16일 든든하고 안전한 명절, 활기찬 명절을 기조로 ‘설 명절안정대책’을 내놓았다. 설 연휴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고 전 국민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등의 방안이 포함된 대책이다.
먼저 교통 편의를 증진하고 교통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되고 역귀성 승객에 대한 KTX·수서고속철도(SRT) 요금이 최대 30% 할인된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주차장을 연휴 기간 무료로 개방해 귀성차량의 주차 편의도 제공한다. 설 성수품의 수송을 위해 화물차 도심 통행이 한시적으로 허용되고 배송물량 폭증에 대비해 임시인력 6000명이 추가 투입된다.
명절에 수출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자 등의 경영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인 세정 지원도 이뤄진다. 먼저 수출기업과 중소·영세사업자에 대한 부가가치세 환급금이 1주일 이상 조기 지급됐다. 건설·제조업 등 약 20만 명의 중소기업과 음식·소매·숙박업 영세사업자 약 108만 명을 대상으로 부가가치세 납부기한도 2개월 직권연장된다. 이들에 대해서는 법인세와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3개월씩 직권연장된다.
또 정부는 2월 7일까지 불공정 하도급 신고센터를 운영해 하도급 대금을 적기에 지급하고 하도급 분쟁을 신속하게 해결하도록 유도한다. 임금체불을 방지하기 위해 체불 관련 융자금리를 한시적으로 인하하고 체불 우려 사업장을 중심으로 2월 8일까지 집중지도기간을 운영한다.
전 국민 비대면 진료 한시 전면 허용
설 연휴 문을 여는 의료기관과 약국에 대한 정보는 응급의료포털과 보건복지부 누리집, 보건복지상담센터(129), 119구급상황관리센터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비대면 진료도 전면 허용된다. 명절 연휴 동안은 대면 진료 경험이 없어도 전 국민이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정부는 설 연휴 기간 24시간 의료대응체계를 유지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최근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수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코로나19와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할 경우를 대비해 관계부처 합동대책반을 지속적으로 운영한다.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동시접종으로 감염 확산을 예방하고 60세 이상 고령층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무료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하는 등 지원을 이어나간다.
취약계층에 대한 긴급보호서비스도 지속적으로 제공된다. 신고·상담체계를 정상 운영하고 노숙인과 결식아동 급식도 지원된다. 장애인과 노숙인에 대한 비상연락체계를 통해 건강위기 상황에도 대응한다.
연휴 기간 발생할 안전사고에 대해서도 예방 및 관리체계를 강화한다. 설 연휴 화재안전대책을 추진하고 소방관서 특별 경계근무 등 긴급상황 대응체계가 강화된다. 해양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여객선과 여객터미널에 대한 안전점검도 강화됐다. 다중이용시설 등 취약시설에 대한 특별안전점검도 진행되고 24시간 긴급대응센터가 운영된다.
3만 원 할인 숙박쿠폰으로 활기차게
전국 방방곡곡 활기찬 명절이 될 수 있게 국내 관광 활성화 방안도 추진된다. 6월 한 달 진행하던 ‘여행가는 달’을 2월에도 추가 지정해 국내 여행 수요를 확산할 방침이다. 여행가는 달에는 비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온라인 국내 숙박쿠폰 20만 장이 2월 7일부터 순차적으로 배포된다. 5만 원 초과 숙박시설을 예약할 때 3만 원을 할인받는 쿠폰이다.
지역 관광과 결합한 철도여행도 주중 50%, 주말 30% 정도 할인된다. 관광열차 5개 노선에 대한 50% 할인도 진행될 예정이다. 지방공항에 도착하는 항공편이나 렌터카도 최대 50% 할인된다. 대형 온라인여행사(OTA)와 연계된 중소여행사의 국내 여행 상품은 5만원 한도 내에서 30% 할인되고 1700명 규모의 지역 관광지 기차여행 이벤트도 개최된다.
이밖에도 지역 관광 활성화를 목표로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이 실시된다.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에는 지난 6년간 50만 명 이상의 근로자가 참여했다. 직장 내 자유로운 휴가문화를 조성하고 근로자들의 국내 여행을 장려하기 위해 실시되는데 근로자가 20만 원을 적립하면 소속 기업과 정부가 각각 10만 원을 추가로 적립해 총 40만 원을 국내 여행경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용 누리집 ‘휴가샵’ 등에서 숙박, 교통 등 여행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예년에 비해 확대된 최대 15만 명의 근로자가 참여할 전망이다.
설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도 마련된다. 우선 연휴 기간 전국 22곳의 궁·능·유적지가 무료 개방된다. 경복궁·창덕궁 등 4대 궁과 종묘, 서오릉·서삼릉·김포장릉 등 조선왕릉이다. 전국 각지의 박물관과 과학관 등에서 각종 문화·체험행사도 열린다. 국립경주박물관을 비롯해 전국 국립 박물관 11곳에서는 민속놀이 체험행사가 열린다. 2월 10일 설날 당일에는 휴관 여부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국립중앙과학관에서는 발달장애 아티스트 그룹의 융·복합 전시 특별전 ‘인생 프리즘’이 개최되고 국립해양박물관에서는 설 맞이 ‘수족관 먹이주기’ 등 체험행사가 열린다. 서울과 경기 과천, 충북 청주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은 연휴 기간 무료로 개방된다.
2023년 방한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을 기록하며 관광 강국으로 성장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2024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설 연휴 동안 방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할인과 편의가 제공된다. 2월 한 달간 중국, 홍콩,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등 5개국 방한 관광객이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를 사용하면 20% 할인해준다. 즉시환급형 사후면세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K-뷰티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행사를 2월까지 연장한다. 사후면세 서비스란 방한 관광객이 일반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출국할 때 공항에서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를 환급받는 면세 서비스를 말한다. 방한 관광객의 국내 소비를 늘려 관광업계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실시되고 있다. 사후면세 서비스를 통해 15만 원 이상 구매할 때 5000원 할인쿠폰을 지급하던 행사를 한 달 더 연장한다.
한편 정부는 설 연휴 기간을 비롯한 성수기에 늘어날 항공 수요를 맞추기 위해 국제선 운항을 2023년 말 대비 약 10% 증편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에 비해 2023년 12월 국제선 운항 횟수는 4200건으로 91% 늘었는데 이를 더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2월 국제선 운항 횟수는 2019년 말 운항 횟수의 99.6%까지 따라잡게 된다.
2024년은 민생 회복의 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월 16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모든 국민들이 따뜻한 설 명절이 될 수 있도록 물가안정과 민생 지원에 중점을 두고 설 민생안정대책을 마련했다”며 “정부는 민생 회복이라면 뭐든 다 해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2024년 경제정책방향 등의 후속조치를 속도감 있게 이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1월 9일 국무회의에서 “2024년 새해를 ‘민생 회복의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모든 국정의 중심을 국민에게 두고 따뜻한 정부, 행동하는 정부가 되겠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들을 신속하고 확실하게 해결해나갈 것을 다짐했다.
김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