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석푸석하던 땅에 빗물이 스며들자 풀잎마다 생기가 돕니다. 연두색이던 나뭇잎은 바야흐로 녹색으로 짙어지는 중입니다. 모처럼 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그치고 나면 숲은 여름을 향해 전력질주할 것이고 우리 또한 숲길을 지나 여름의 한복판에 도달할 것입니다. 김무호의 <그리움 찾아>는 숲에서 느낄 수 있는 생명의 찬란함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계절에 숲은 상수리나무와 싸리나무와 칡넝쿨이 뒤엉켜 신록의 울창함을 뽐냅니다. 나무들은 각기 다른 특성과 모양을 가졌지만 자신의 생태를 위해 다른 나무를 희생시키지 않습니다. 조금 일찍 자란 나무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어린나무를 짓밟는 대신 그늘을 만들어 보호합니다. 검은색은 흰색을 받쳐주고 붉은색은 녹색의 단조로움을 보완해줍니다. 서로 다른 색들이 모여 숲이라는 캔버스 속에서 어우러집니다. 인간 사회도 숲을 닮는다면 얼마나 조화로울까 싶습니다. 새 한 마리가 바위에 앉아 숲이 이뤄낸 하모니를 흐뭇하게 바라봅니다. 이 계절을 어찌하면 좋을지 조바심 내는 대신 아름다운 목소리로 청량함을 선물합니다. 새의 노랫소리가 5월의 녹음에 스며듭니다.
조정육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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