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_IMAGE]1,original,center[/SET_IMAGE][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코 끝에 피어나는 향긋한 냄새만으로 문화재보존실의 해충을 막고 세균 박멸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최근 새로 개발한 문화재 보존 약품 ‘보존(BOZONE)’의 효능이 커다란 평가를 받고 있다. 첨단기술을 활용해 천연 약재에서 추출한 ‘보존’은 섬유류나 고문서·그림 등 우리 문화재의 부패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 주는 마법의 약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 출토되는 유물이 매년 1만7,000여 점에 달합니다. 최근 들어 발굴 문화재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안전한 보관 문제가 대두됐습니다. 특히 지정문화재 가운데는 전적(典籍)류가 40%를 차지하는데, 이들 대부분을 사찰 등 일반에서 보관하다 보니 생물학적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실 이규식 연구원은 신물질 개발의 주인공이다.
“그동안 전적류 유물보존에는 보통 훈증가스를 많이 이용했어요. 하지만 여기에는 독성이 있고, 교토의정서 발의로 2005년부터는 그마저 사용이 금지되거든요. 이에 대한 대체약품 개발이 절실했습니다.”
이규식 연구원은 1998년부터 이 연구에 뛰어들어 그동안 동료인 정용재(팀장)·한성의 연구원과 함께 기술개발에 골몰했다. 하지만 누구나 문제의식을 공유하기는 했지만 기술개발은 쉽지 않았다. 더구나 이들 연구원은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유물수습까지 병행해야 했기에 개발은 지지부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불상의 복장(伏藏) 유물을 수습하는 현장에서 이 연구원은 큰 ‘깨달음’을 얻었다.
“수백년 동안 불상에 복장된 서적들의 상태가 어떻게 이렇게 양호할까? 여기서 그동안 고민하던 비밀의 열쇠를 발견한 겁니다. 그 뒤로 유물을 안치할 때 선조들이 사용했던 향신료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복장 유물에 사용된 약초들이 해충 접근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운 연구원들은 그 뒤 한약재 연구로 방향을 선회했다. 하지만 복장 유물에 첨가된 10여 가지 약초에서 살충·살균기능을 가진 물질을 찾아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 연구원은 퇴근 후 한약재가 모이는 경동시장을 돌며 해당 약초를 찾아 헤맸다. 거기다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왔다.
“당시 연구팀장이 갑자기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겨가는 바람에 공중분해될 뻔했죠. 하지만 다행히 유물보존 신물질 개발에 관심이 많았던 연구소장이 개발팀에 힘을 실어주었어요.”
연구소장은 당시 일용계약직으로 일하던 정 연구원을 연구팀장으로 발령낸 것. 이 연구원은 그날 이후 다른 업무에서 손을 떼고 신물질 개발에 전념하게 됐다. 그 결과 마침내 오향 중 하나인 정향과 음식에 향을 낼 때 쓰는 팔각회향에서 유게놀과 아네톨이라는 살충·살균 물질을 분리해 낼 수 있었다.
정향과 팔각회향에서 두 가지 물질을 분리해낸 연구팀은 몇달 뒤 이들의 최적 혼합농도를 찾아냈다. 천연향에서 추출한 물질로 방충·방균제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이 보존약품은 보존에 관한 한 세계적 기술력을 갖춘 프랑스에서도 관심을 갖더군요. 선조들이 사용하던 지혜를 현대과학에 접목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찾습니다.”[RIGHT] 오효림 기자[/RIGHT]
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