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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시에 거주하는 김병탁(40) 씨는 요즘 창업거리를 찾느라 고민이다. 얼마 전 운영하던 헬스클럽을 처분한 김씨는 이번에는 음식장사를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동안 해왔던 사업과는 분야가 전혀 달라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주변에서 이것저것 귀동냥으로 안 정보들은 신빙성이 부족했고, 전문 컨설팅업체에 의뢰하자니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김씨에게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평소 가까이 지내던 친지로부터 정부기관에서 창업에 도움이 될 만한 시스템을 무료제공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이 7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상권정보시스템이 바로 그것.
[B]상세한 생생 정보… 경영조언도 곁들여[/B]
김씨는 중기청이 운영하는 상권정보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해 우선 중소기업 정책정보시스템(www.SPi.go.kr) 탐색에 나섰다. 사이트에 들어가 상권정보를 클릭하니 곧바로 상권정보시스템이라는 화면이 한눈에 들어왔다.
곧바로 왼쪽 상단에 있는 1단계 ‘지역선정’ 코너에 들어가 자신이 창업하고자 하는 지역의 주소를 입력했다.
그가 선택한 지역은 부천시 중3동에 위치한 중흥중 주변 상권이었다. 경기 부천시 중3동을 입력한 후 클릭했다. 부천시의 전자지도가 뜨자 김씨는 자신이 창업하고 싶은 지역을 중심으로 반경 600m를 그렸다.
그러고 나서 얼마 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피자전문점을 선택한 후 ‘상권분석하기’를 클릭하자 자신이 원하던 자료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눈빛을 반짝이던 그는 이내 화면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자료들도 케케묵은 것이 아니라 생생한 데다 상세하기까지 했다.
관심 지역인 중흥중 상권에는 피자전문점이 8개가 있으며 2003년 6월부터 6개월 간격으로 올해 6월까지 3년간의 업소 수 추이가 그래프와 함께 곁들여졌다. 이뿐 아니라 현재 운영 중인 업소의 위치와 주소도 상세히 소개돼 있어 전자지도에서 위치 파악까지 가능했다.
[SET_IMAGE]4,original,right[/SET_IMAGE]이번에는 상권 확장분석을 클릭하자 부천시(131개)뿐 아니라 경기도(1853개)를 비롯해 전국(8119개)의 피자전문점 개업 현황을 보여줬다. 이어 “확장분석으로 피자전문점이 상승세인지 감소 추세인지를 파악할 수 있으며 업소 수가 감소 추세에 평균 이하 시점이라면 창업에 신중을 기하라”는 충고를 전하기도 했다.
김씨는 피자전문점을 창업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 이유는 중흥중 상권은 물론 경기도를 비롯해 전국의 현재 업소 수가 3년간 평균 수치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 시스템을 통해 경쟁업종인 패스트푸드점·프라이드치킨점·제과점·커피전문점 분석은 물론 주민의 주거·구성 형태 및 라이프스타일, 통근·통학의 방향·수단·시간까지 자세히 체크했다.
이뿐 아니다. 그는 관공서·금융기관 등 주요시설, 유통업체·의료기관·재래시장 등 사람이 모이는 건물, 학교, 교통시설 등 중흥중 상권 주변의 지역정보도 확실히 파악했다. 주요시설 정보는 유동인구의 규모와 성격을 파악하는 데 유익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상권정보시스템의 문을 두드렸던 김씨에게는 대단한 수확이었다. 그는 “그동안 마음고생하며 상당 기간 허송세월한 게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라며 “업종 변경을 원하는 기존 사업자뿐 아니라 새로 창업에 나설 예비창업자라면 한번쯤 문을 두드려볼 만하다”고 흐뭇해 했다.
창업에 대한 고민을 상당부분 해소한 김씨는 상권정보시스템의 정보를 적절히 활용해 곧 창업전선에 뛰어들 생각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정보를 얻는다 해도 매사 신중해야 한다는 것은 창업의 철칙.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B]소상공인지원센터와 병행해 활용[/B]
상권정보시스템 개발을 주도한 중기청 김정수 자영업지원팀 사무관도 섣부른 창업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상권정보시스템이 일반인으로서는 구하기 어려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전문 컨설팅업체에 의뢰하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정보를 인터넷으로 무료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히면서도 “창업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신중히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인다.
현재 상권정보시스템이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성은 80~90% 정도. 이 시스템이 전화번호부 데이터베이스(DB)를 근거로 개발돼 신규 창업업체가 검색되지 않거나 업종 구분에서도 다소 미흡한 점이 있기 때문.
또 유동인구 숫자나 매출액 등 현장조사가 필요한 정보는 아직은 제공되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 김 사무관은 소상공인지원센터의 활용을 권유한다. 전국 59개 센터에서 전문 상담사들이 무료로 상권분석 서비스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창업 성공의 한 요인이다.
중기청은 상권정보시스템의 다소 미흡한 부분을 꾸준히 보완해 신뢰도를 더욱 높여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분기별로 업소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은 물론 관련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지역별 대표상권 및 특화거리에 대한 DB 구축, 인허가업소 DB 확보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 정보는 소상공인지원센터(www. sbdc.or.kr) 홈페이지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RIGHT]이기호 기자[/RIGHT]